[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 29분 숙환으로 향년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은 주민등록상으로는 1922년생이지만, 실제로는 1921년생으로 올해 100세다.
일본 출장 중이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급히 귀국해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지난 밤 신 명예회장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그룹 주요 임원진들이 현재 병원에 모두 모여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은 병원에 입원한 후 고령으로 인한 여러 증세를 치료하던 중 1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장례절차 등은 확정되지 않아 아버지의 별세 소식만 먼저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신 명예회장은 지난 2018년 자신의 숙원사업의 결실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거주지를 잠시 옮겨 생일을 보냈다. 그러나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공동 복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6월 기존 거주지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로 복귀했다. 신 명예회장과 후견을 맡은 사단법인 선은 신 명예회장에게 롯데월드타워가 갖는 의미와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잠실에 거처를 둬야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지만, 신 전 부회장의 강력한 주장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신 명예회장은 불안증세를 보이며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지난해 7월부터 치료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수시로 찾았다. 하지만 탈수 증세가 계속됐고 지난달 18일에도 영양 공급 관련 치료 목적으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다 지난 밤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로 이동했으며, 이날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끝을 맺었다.
신 명예회장은 1921년 경남 울산 삼남면 둔기리 농가에서 부친 신진수, 모친 김필순 씨의 5남 5녀 가운데 맏이로 태어났다. 신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 도쿄에서 껌 제조사 롯데를 세웠고 초콜릿, 캔디, 아이스크림, 비스킷 등으로 확장, 종합제과업체로 키워냈다. 이후 국내에서는 유통, 제과, 호텔, 식품을 넘어 석유화학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롯데를 재계 5위 그룹으로 만들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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