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반도건설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있는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뒤 갑작스레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사로 ㈜한진·대한항공을 통해 물류·터미널·공항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아울러 진에어·정석기업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시세 차익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과 관련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향후 한진칼 지배구조와 관련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호개발은 특별관계자인 한영개발, 반도개발과 함께 보유한 한진칼의 주식 지분율이 종전의 6.28%에서 8.28%로 상승했다.
대호개발은 "단순 투자목적에서 경영 참가 목적으로 보유 목적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대호개발은 반도종합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지난해 11월 말 6.28%에서 한 달 만에 2%포인트가량 늘어났다. 이로써 반도건설은 오너 일가를 제외한 한진칼의 단일 주주들 중에는 사모펀드 KCGI(17.29%), 델타항공(10.0%)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랐다. 특수 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총수 일가는 28.94%를 갖고 있다. 한진칼의 3월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는 지난달 26일 폐쇄됐기 때문에 실제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은 8.2%다.
향후 한진그룹 지배구조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대호개발의 모기업인 반도건설의 의중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간 단순 투자목적으로 경영권 분쟁에서 멀어져왔지만 이번 지분 확대가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고 조양호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의 권유로 한진칼 주식을 매입했다고 권 회장은 설명했다.
다만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던 반도건설이 향후 누구의 백기사로 나설지 알수 없는 상황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중 어느 편에 서느냐가 관건이다.
오는 3월에 열릴 정기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다뤄질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조 전 부사장에 이어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의 갈등이 드러나면서 재선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건설은 경영참여를 선언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편을 들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며 "연일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 압박수위를 높이는 KCGI와 손을 잡으면 한진 일가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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