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업계의 새 먹거리로 펫보험이 거론됐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펫보험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신상품 개발을 독려했다. 펫보험 시장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입률은 미미한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반려동물 등록과 보험금 산정 등 관련 제도가 개선된다면 펫보험은 포화 상태인 보험시장에서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약 890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정을 위한 반려동물보험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관련 법·제도 정비와 함께 새로운 상품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현대해상은 국내 손해보험사 최초로 펫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이후 다른 손보사들도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7곳의 손보사가 펫보험을 판매 중이지만 보험 가입률은 0.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영국의 펫보험 가입률이 20%, 미국이 10%인 점을 고려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펫보험 가입률이 미미한 원인으로는 까다로운 가입절차와 비싼 보험료, 복잡한 보험금 청구과정 등이 꼽힌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반려동물의 가입 연령에 제한을 두고 있다. 보통 6~8세로 가입연령이 제한됐고, 5세 이상은 가입할 수 없는 보험도 있었다. 최근에는 만 10세 이상의 노령견도 가입이 가능하게끔 가입연령이 확대되는 추세다.
보험료 부담도 높다. 펫보험의 월 보험료는 실손보험보다 2만원가량 비싸지만 자기부담금 비율이 더 크다. 또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도 어렵고, 동물병원 진료비도 제각각이어서 병원마다 최고 6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반려동물 등록 제도가 미비해 반려동물의 개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막고 있다. 지난 2014년도부터 동물등록제가 전국적으로 의무 시행됐지만 등록된 반려동물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려동물 등록 미비는 보험금 중복 청구를 유발하게 되고 이는 보험사들의 손해율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보험사는 보험료를 높이게 되고 새로운 상품 개발을 꺼리게 만들었다.
현재 동물 등록은 반려동물의 몸 안에 칩을 삽입하거나, 외장형 목걸이를 착용하는 방식이 있다. 하지만 내장형 칩은 거부감 때문에 참여율이 낮고, 외장형은 유지 및 관리가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제도들이 개선되고 신상품들이 개발된다면 펫보험 시장은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반려동물 등록 방식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으로 반려동물 구매와 동시에 등록이 이뤄지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또한 칩 삽입이나 목걸이 착용 방식보다 간편한 바이오 인식 등록 도입을 위한 기술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그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던 비문 인식을 통한 등록 서비스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중이다.
이밖에도 보험개발원은 반려동물 진료비 청구시스템 개발을 마쳤고 현재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향후 더욱 성장할 것이기에 펫보험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관련 제도들이 정비되고 자리잡기 시작하면 펫보험 시장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에겐 새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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