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금융권 CEO 인사 태풍이 한창인 연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수장은 예상대로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을 위한 최우선 조건은 바로 '실적'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된 것이다.
앞선 사례에 비춰볼 때 '카드의 정석'으로 우리카드 흥행 돌풍을 이끌어온 정원재 사장의 연임도 유력해 보인다. 다만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경우 법적 이슈라는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최근 그룹 인사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통상적으로 이사회에선 CEO의 연임 조건으로 '실적'을 중요시한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경영 여건이 한 층 어려워진 요즘 같은 상황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면, '경영능력'에 대해선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점에서 임영진 사장과 이동철 사장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된 것과 다름없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올 한 해 신한카드의 업계 1위 자리를 무난히 지켜냈다.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 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4천111억원으로 업계 1위다. 베트남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푸르덴셜소비자금융(SVFC)도 3분기 123억3천여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를 5개나 지정받을 정도로 혁신금융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 사장의 연임에 있어서 변수는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 가능성뿐이었다. 임 사장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포함되면서 변수가 더욱 커졌지만,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조용병 현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임 사장의 거취도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연임 결정 당시 신한금융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지불결제 시장에서의 새로운 경쟁사 등장 등 카드업을 둘러싼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져 감에도, 안정된 경영능력과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 1등 카드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변수가 없었다. 통상 KB금융지주 계열사 CEO 임기는 2+1 구조인 만큼, 이 사장의 연임은 거의 확정적이었다. KB국민카드는 올 3분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한 2천510억원의 누적 당기순익을 올렸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동철 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재선정하면서 "국내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초저금리시대 환경 하에서 지속가능 성장 기반을 공고화해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검증된 실행력을 보유한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앞선 사례에 비춰봤을 때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매우 높아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 해 브랜드 상품인 '카드의 정석'을 출시를 주도하며, 카드업계에서 우리카드의 입지를 대폭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사장은 카드의정석 상품의 기획과 마케팅, 플레이트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신용카드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의 '2019년 결산 인기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한 바 있다.
카드의정석 흥행에 힘입어 우리카드는 올 3분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한 948억원의 당기 순익을 올렸다. 유효회원 수는 카드의정석 출시 시기인 지난 해 2분기 664만2천명에서 올 3분기 717만3천명까지 늘었다.
우리금융그룹의 임원인사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선 금융감독원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제재심이 끝난 내년 1월 중순 이후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삼성카드의 올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2.8% 늘어난 2천827억원이다. 원 사장도 '경영능력'에 있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법적 이슈가 걸림돌이다. 지난 18일 원 사장은 삼성전자 시절 노조와해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삼성카드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은 금융회사의 임원이 되지 못한다.
아직 1심인 만큼, 항소 등의 과정을 통해 형량이 바뀔 여지는 있다. 그간 삼성카드를 잘 이끌어 온 만큼, 이사회로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상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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