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3사에는 올 한 해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었다. 누적된 적자와 생산 물량 감소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노사 간 갈등이 반복됐다.
2018년까지 지난 5년 간 4조 원의 누적 적자를 보고 있는 한국지엠은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인천 부평공장 노동자들이 신차투입계획 등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요구하고, 창원공장 노동자들이 현행 2교대제 근무 형태가 1교대제로 전환되는 것에 반발하면서 각각 전면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창원공장 1교대제 전환은 현실화됐다. 이에 올해로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은 창원공장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580여 명이 해고 위기에 처해 사측과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 한국지엠은 현재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임금협상도 타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연 10만 대 수준으로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 계약이 지난 9월 종료돼 타격을 입었다. 결국 사측은 지난 9월 일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생산라인 인력 재배치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노조는 부산지방법원에 이를 중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고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에 사측을 단체협약 위반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임금과 단체협약도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 20일 노조가 파업을 선언, 지난 23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기존 '로그' 물량을 대체하려면 신형 SUV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최소 8만 대 가량 확보해야 하지만 배정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2009년 구조조정 이후 2016년을 제외하고 매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769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기록한 영업적자인 641억 원을 뛰어넘었다. 올해 1분기부터 자본잠식에 들어갔고,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 손실은 1천821억 원에 달한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 7월 판매 부진으로 생산물량 조절을 위해 나흘 간 평택공장 가동 중단한데 이어 임원 수 20% 축소, 임원 급여 10% 삭감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예병태 대표이사가 비상경영 계획을 발표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비상경영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이후 직원 복지 혜택 중단 또는 축소, 순환휴직 실시, 순환보직 활성화, 신규 인력 채용 연기 등의 조치가 이어졌다. 다만 노사 갈등은 없었다. 지난 19일 노사가 상여금과 생산격려금 반납 등 고강도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내부 동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러한 구조조정 칼바람은 내년에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판매율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다 보니 공장이 고비용 저생산 구조로 바뀌어서 고정비가 많이 나가는 생산직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며 "악재가 누적돼 악순환이 반복되니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구조조정 한파는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어쩌면 내년에는 더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금빛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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