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삼성전자 고위 임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 사업에 대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 자체가 이뤄지기 힘든 분위기 때문이다.
이른바 서초동발 '사법 리스크'다. 당장 매년 12월 초 발표되는 정기인사, 조직개편 역시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17일 서울중앙지법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의혹 1심 판결 결과 재판부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에버랜드 노조 설립 당시 전사적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장과 강 부사장 등은 과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등에서 노사업무를 총괄하며 노조와해를 주도한 혐의다. 앞서 법원은 에버랜드 노조설립과 관련 강경훈 부사장, 이우석 전 삼성에버랜드 전무 등 13명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 중인 삼성 관련 사건 중 최대 쟁점은 단연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이다. 지난 8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이후 현재 4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달 초 3차 공판에선 특별검사측이 이 부회장의 뇌물 및 횡령 혐의에 대해 최장 징역 16년에 이르는 중형에 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실세' 최서원(최순실)씨에 대한 뇌물 관련 부정청탁의 대상인 경영승계 핵심 현안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이다. 최고위 경영진의 관여 여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증거인멸 혐의 대해 1심 재판부는 최근 삼성전자 재경팀, 사업지원TF 소속 주요 임원들에 대해 징역 1년6개월~2년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당초 12월 초로 알려진 정기인사 발표는 해를 넘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첫째주에 정기인사를 단행한 후 각 사업부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담은 내용을 발표했다. 삼성 대부분의 계열사 역시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후속인사를 통해 내년도 사업진용을 짰다.
다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 특검의 전방위 수사가 이어지면서 정기인사가 이듬해 5월로 미뤄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을 포함한 고위 임원들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 자체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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