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업계가 불황에 빠지면서 올 한해 보험사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사모펀드에 인수된 롯데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재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이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내년 업황 역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MG손해보험 등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KDB생명·더케이손해보험·푸르덴셜생명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도 또 다시 시장에 나왔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9월 KDB생명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KDB생명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산업은행의 KDB생명에 대한 매각 의지는 확고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매각에 성공할 경우 경영진에 수십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산은은 이달 중으로 본입찰을 진행한 뒤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었지만 시장의 미온적인 반응으로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산은이 기대하는 KDB생명의 매각 가격과 시장이 평가하는 가격이 큰 차이가 있는데다 최근 푸르덴셜생명을 비롯한 다른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그간의 투자금액 등을 고려해 6천억원 가량을 매각가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는 2천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케이손해보험은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인수를 타진 중이다.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의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1500억원, 하나금융은 1000억원 수준을 적정매각가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수가는 그 사이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푸르덴셜생명도 시장에 나왔다.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최근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주간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매각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진출 29년째를 맞이한 푸르덴셜생명은 시장에서 '알짜'로 평가받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1천4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이는 생보사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매도 희망 가격은 2조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업황 역시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보험사 매물이 더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MG손해보험 등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모회사인 안방보험이 중국 당국의 위탁경영을 받은 이후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려왔고, 새마을금고가 실질적 대주주인 MG손보도 체질개선 과정을 거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실손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해 보험사들이 구조적인 부진에 빠지면서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내년 업황 역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도 크기에 향후 보험사 매물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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