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막판 수주 활동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발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주 목표 달성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에는 카타르와 사우디 등 액화천연가스(LNG)선 대형 프로젝트가 예고되면서 수주실적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13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37% 감소한 2천6만CGT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2천519만CGT에서 지난해 3천172만CGT로 26% 증가했으나, 올해는 발주량이 2017년보다도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선박 발주량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가 예상될 경우 선주들은 물동량 감소를 예상하며 발주를 미룬다. 여기에 내년께 시작되는 IMO(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도 선주들의 관망 심리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실적 역시 부진한 상황이다. 그나마 삼성중공업만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71억 달러를 수주함으로써 올해 목표 78억 달러의 91%를 달성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은 심각하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올해 누적 수주액이 89억달러로 목표치(159억달러)의 56%에 그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현재 57억6천만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인 83억7천만달러의 69%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내년에는 'IMO 2020' 환경규제 시행에 맞춰 카타르와 사우디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LNG선 발주 프로젝트가 예고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카타르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사업을 추진하며 최소 40척의 LNG운반선을 발주한다. LNG선 가격이 척당 2천200억원 수준으로 감안하면 수주금액은 최소한 8조8천억에 달한다. 사우디 아람코와 국영 해운선사 바흐리가 미국산 LNG 수입 증대를 위해 12척의 LNG선 발주에 나섰다.
미국 에너지업체 아나다코 역시 모잠비크 LNG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15척 안팎의 LNG운반선을 발주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업계의 추월을 따돌리기 위해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에 집중을 한 만큼 LNG 관련 대형 프로젝트 발주를 싹쓸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세계 경기가 어렵다보니 발주량이 줄었고 불가피하게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거두게 됐다"며 "LNG와 초대형 컨선 등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선에 경쟁력을 갖춘 만큼 내년부터는 수주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