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롯데쇼핑이 e커머스 사업부문 성장을 위해 티몬을 인수한다는 '티몬 매각설'이 '헤프닝'으로 끝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계 정황을 고려해 볼 때 티몬의 매각이 머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지주는 4일 공시를 통해 e커머스 사업부문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나, 티몬을 인수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이진원 티몬 대표도 이날 인터뷰를 통해 "제가 티몬에 입사하기 전부터 롯데의 티몬 인수설은 있었다"라며 "관련 보고를 받지 못헀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매각설을 부인했다.
이에 업계는 롯데쇼핑의 온라인 시장 전략을 고려해 볼 때 티몬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당초 롯데쇼핑은 온라인 사업 육성안으로 계열사들의 온라인 샵을 신세계의 'SSG닷컴'과 같이 통합 운영하는 안과 함께 티몬을 인수하는 것도 '플랜B'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플랜B'는 티몬과 롯데쇼핑이 연달아 부진한 실적을 내는 바람에 실행되기 어려워 진 것으로 전해졌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4천972억 원을 기록하며 40% 성장했지만, 영업손실도 1천278억 원을 기록하며 6.9% 늘었다. 누적 적자는 8천억 원에 이르며, 이는 티몬을 인수할 경우 막대한 현금을 투입해야 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쇼핑은 당초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현금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인수 확률이 높다고 평가받았지만, 최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이 같은 예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쇼핑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3분기 누적 13조3천80억 원의 매출과 3천8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9%와 24.1% 감소한 수치이자 사드 보복에 직격탄을 맞은 2017년 3분기 이후 최악 수준이다.
이에 업계는 전문경영인 체제인 롯데쇼핑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온라인 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듯 내부적으로 온라인 시장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황에 티몬 인수에 섣불리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는 특정 회사를 인수한 후 3~5년 가량의 기간 동안 가치를 키워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웅진코웨이를 2013~2018년 기간 동안 보유한 바 있으며, 최근 TA어소시에이츠에 매각된 공차의 전 소유주였던 유니슨캐피탈도 공차를 약 5년 동안 경영했다.
티몬을 소유하고 있는 KKR 또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KKR은 지난 2009년 중반 오비맥주를 2조3천억 원에 인수한 후 2014년 6조2천억 원 가량에 매각했다. 이 같은 움직임을 고려해 볼 경우 지난 2015년 4월부터 티몬을 보유하고 있는 KKR이 조만간 적극적인 엑시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티몬이 재무구조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특례상장을 노린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주주인 사모펀드의 움직임을 고려해 볼 때 결국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며 "이번에 불거진 매각설도 결국 티몬의 이 같은 대외적 상황 때문에 터져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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