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롯데주류가 '처음처럼'을 대폭 개편해 소주시장에서 반격에 나선다. 소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참이슬'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자 내놓은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롯데주류는 고도주 시장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 20도 이상인 '처음처럼 진한'과 '처음처럼 25'를 '진한처럼'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별개로 최근 리뉴얼한 알코올 도수 16.9도인 '처음처럼'도 저도주 시장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오는 6일 새로운 고도 소주 브랜드인 '진한처럼'을 생산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19일 '진한처럼'의 디자인을 확정했으며, 같은 달 25일 품목변경신고까지 마쳤다.
이번 일로 '처음처럼 진한'과 '처음처럼 25' 등 고도소주 카테고리는 '진한처럼'으로 통일되지만, 레시피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제품은 360ml, 640ml, 1.8ml으로 생산되며, 9일부터 공장에서 출고돼 10일에는 수도권, 13일에는 지방에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주류는 기존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도 기존보다 0.1도 낮춘 16.9도로 지난달 27일 리뉴얼 출시했다. 전국구 소주 메인 브랜드가 17도 벽을 깨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롯데주류의 알코올 도수 인하는 지난해 4월 17.5도에서 17도로 0.5도 낮춘 이후 약 1년 7개월만이다.
또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의 대표 속성인 '부드러움'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한편, 브랜드 로고를 포함한 디자인 요소를 간결하게 정리하고 라벨의 바탕색을 밝게 하는 등 젊은 느낌으로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롯데주류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선전과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시장 지위가 급속도로 약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주류는 그동안 일본 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며 불매운동의 집중 타격을 받은 데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16.9도 소주 '진로이즈백' 등의 인기로 점유율이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롯데주류는 8~9월 일본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소주 매출이 20% 가까이 감소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소주 매출 감소폭이 10% 수준까지 축소됐지만, 소주 불매운동과 '진로이즈백' 강세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롯데주류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줄었다. 또 롯데주류는 3분기에 205억 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냈고,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도 322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과거 소주를 즐기지 않던 젊은 층이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대거 소비하며 소주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롯데주류가 투 트랙 전략을 짜는데 한 몫 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1월 17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기존 소주보다 도수가 약간 낮은 '저도수 소주'와 25도, 40도 등 '고도수 증류 소주'가 동시에 신장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롯데주류는 리뉴얼 된 '처음처럼'으로 확산되고 있는 저도주 시장을, '진한처럼'으로 소주 마니아 층이 두터운 고도주 시장을 각각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환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대표는 "이번에 '처음처럼 진한'을 별도 브랜드로 독립시킴으로써 고도 소주의 이미지를 보다 선명히 하고 최근 리뉴얼 된 '처음처럼'의 부드러운 소주 이미지를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진한처럼'은 직관적인 브랜드 네임과 라벨 디자인 변경을 통해 높은 도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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