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제주 용암수'로 생수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민 오리온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제과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포화상태에 이르자, 신사업으로 외형 확대에 나선 것이다. 오리온의 신사업을 주도하는 이는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주력사업인 제과 외에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최근 새롭게 진출한 분야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음료, 간편대용식, 디저트 카페 등이다. 단일 품목인 제과로만 사업을 유지하기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지난 2014년 7월 합류하면서 신사업 추진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2014년부터 3년간 조직 정비, 지주사 전환 등 체제 안정에 집중한 허 부회장은 2017년 지주사 체제가 갖춰지자 본격적으로 4대 신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 이마트 사장 시절부터 '혁신'을 주도하며 업계 내 주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허 부회장이 가장 먼저 발 들인 사업은 디저트 카페인 '초코파이 하우스'다. 2017년 12월 론칭된 초코파이 하우스는 '오리온 초코파이 정(情)'을 수제 프리미엄 버전으로 재해석한 '디저트 초코파이'와 '생초콜릿', '초코파이 마카롱' 등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곳은 국내 소비자보단 해외 방문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했다. 여행객들이 이곳에서 초코파이를 직접 경험하면 입소문 효과로 해외 시장에서도 전체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16개 매장도 용산역, 영등포역 등 KTX 역사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면세점 등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또 허 부회장은 자사 제조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군으로 '간편대용식'을 택하고 지난해 7월 '마켓오 네이처'를 론칭했다. 이를 위해 오리온은 농협과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마켓오 네이처'의 대표 제품은 국산 농산물 및 곡물, 야채 등을 원물 그대로 가공해 만든 '그래놀라'로, 론칭 첫 해인 지난해에만 약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오리온은 '마켓오 네이처'로 켈로그 등 외국 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허 부회장은 '생수' 사업에도 공들이고 있다. 물이 미래의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들면 오리온의 새로운 먹거리로 삼기에 충분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허 부회장은 "3년 6개월 전 지인 소개로 제주에 용암수가 있단 사실을 알게 됐다"며 "생수 사업을 위해 제주도 성산에 위치한 업체 한 곳을 인수한 후 3년 동안 음료 생산 공정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 2016년 11월 지분 60%를 21억2천400만 원에 취득하며 제주토착기업 '오리온제주용암수'를 인수했다. 다음해 12월 제주도 구좌읍에 3만㎡(약 9천평) 규모 생산공장 건설을 착공했으며, 약 1천200억 원을 들여 올해 8월 준공했다. 이곳에는 현재 1천억 원 규모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1개 생산라인이 마련돼 있으며, 향후 판매량에 따라 최대 4개 라인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이곳을 통해 다음달 출시되는 '제주용암수'는 미네랄 워터 브랜드로, 40만년 동안 제주도 현무암에서 자연 여과된 '용암수'를 원수로 사용한다. 오리온은 '제주용암수'로 국내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베트남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도 진출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허 부회장은 "'제주용암수'는 오리온이 제과를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제2도약하는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미네랄 워터로 2조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유명 브랜드 '에비앙'과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오리온은 4대 신규 사업으로 추진했던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선 고전하고 있다. 앞서 2017년 7월 비타민으로 유명한 미국 '로빈슨 파마'의 프리미엄 브랜드 'US 닥터스 클리니컬'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모두 무산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기식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외 건기식 전문 제조업체와 협업 등을 폭넓게 검토 중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향후 국내시장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로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최근 신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대부분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것"이라며 "오리온이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갖추고 있어, 신사업들이 국내서 잘 안착한다면 기존 제과 사업과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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