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연달아 실적 부진에 빠져 있는 가운데 메리츠화재만이 독주하고 있다. 타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해 골머리를 썪고 있는 것과는 달리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에 집중한 결과 지속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흐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2천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증가 폭이 크진 않지만 주요 손보사들이 평균 20%가 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이는 지난 상반기와 같은 흐름이다. 손보사들은 지난 상반기 전년 대비 30% 가까이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메리츠화재는 3.1% 증가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타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해 연이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10월 말 기준 KB손보와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8.5%였고, 삼성화재 97.6%, 현대해상 97.0% 순이었다. 이는 적정 손해율이 77~78%인 것과 비교하면 대략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실손보험 손해율 역시 129.1%로 지난 2016년 131.3%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둘 다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면서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장기인보험은 수익성이 높아 보험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또한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도 저축성 보험보다 보장성 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보험사에게 유리하다.
메리츠화재는 손해율이 악화일로에 있는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올해 3분기까지 보험료 수입은 5조8천8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9% 증가했고, 장기 인보험 신계약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천245억원으로 40.5% 급증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이 40.5% 성장했다"며 "매출 성장에 따른 추가상각의 부담을 이겨내고 본질적인 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행보는 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반면 메리츠화재의 보장성 인보험 신계약 판매는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까지 월 150억원 수준의 인보험 신계약이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사업비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부분은 리스크로 지목됐다. 손보사 간 장기 인보험 신계약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사의 사업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3분기 사업비율은 32%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향후 손해율과 사업비율, 매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지속적인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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