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이 콘텐츠 수익 사업의 중추가 되고 있다.
포털 웹툰은 해외에서 성과를 보이고 소재 고갈에 시달리는 드라마, 영화에 원작으로 각광 받으면서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에 힘입어 3분기 콘텐츠 매출이 양사 모두 50% 이상 늘었다.
네이버는 3분기에 웹툰이 반영되는 콘텐츠 서비스 부문이 전년 동기대비 64.1% 증가한 545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역시 웹툰 실적이 포함되는 유료 콘텐츠 부문이 전년 대비 52% 성장한 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와 합병 전 다음이 지난 2003년, 네이버가 2004년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때만해도 신문에 연재되는 만화처럼 이용자를 유입시키기 위한 작은 코너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언제 어디서나 웹툰을 보는 열혈 구독자는 늘었지만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해 수익화가 어려웠던 것. 그러나 2014년 카카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볼 수 있지만, 더 빨리 보고 싶으면 요금을 내야 하는 '기다리면 무료'를 도입하면서 유료 웹툰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는 무료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했던 웹툰, 웹소설 분야에서 '기다리면 무료' 등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높은 매출을 올렸다"며 "서비스와 IP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영상 시대···새로운 전기 주목
최근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확산으로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 콘텐츠의 원천이 되면서 웹툰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드라마, 영화계에선 웹툰 원작 붐이 일었다. 다음웹툰에서 연재됐던 '어쩌다 발견한 7월'은 MBC, '좋아하면 울리는'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됐다. 이밖에도 '시동'이 영화로 개봉을 앞두고 있고, '이태원 클라쓰'도 드라마로 방영된다.
'어쩌다 발견한 7월'은 방송 직후 일주일간 작품을 감상한 독자 수가 전주 대비 4배 이상, '좋아하면 울리는'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독자 수가 전주 대비 14배 넘게 증가했다. 웹툰과 드라마가 윈윈 효과를 본 셈이다.
네이버에서 연재됐던 '쌉니다 천리마 마트'는 tvN에서, '타인은 지옥이다'가 OCN에서 드라마로 방영됐다. 네이버 손자회사 N스튜디오는 두 작품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웹툰 원작을 영상화하는데 실패한 작품도 많았지만 '미생', '신과함께' 등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방송사나, 영화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청자들도 웹툰의 특이한 소재나, 전개 방식을 영상 콘텐츠에 이어가도 거부 반응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웹툰이 영상 콘텐츠의 핵심 소재로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최근 영상을 제작·유통 하는 미디어 업체와도 잇따라 손잡고 있다.
네이버는 워너미디어 자회사 크런치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크런치롤은 미국에서 드래곤볼, 나루토 등 유명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바 있다. 네이버는 크런치롤과 협력,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글로벌로 유통해 나갈 계획이다. 네이버 웹툰의 북미 월간 방문자 수(UV)는 900만명으로 전년 대비 70%증가하며 성장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웹툰의 글로벌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에선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했던 드라마가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면서 웹툰 지식재산권(IP) 사업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SK텔레콤과 지분 교환을 통해 SK텔레콤과 지상파가 만든 OTT '웨이브'에 자사의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포털도 자체 동영상 플랫폼을 갖고 있지만 유튜브, 넷플릭스 공세가 거세기 때문에 자체 확장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웹툰과 같은 콘텐츠 라인업을 구축하면 방송사든, 해외 OTT 플랫폼이든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고, 판권 면에서도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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