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KCGI의 경우 전략적 투자자(SI)의 실체가 모호해 사실상 '양강구도'가 형성됐다는 시각이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보통 입찰자들이 매각주관사에 서류를 전달하지만,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직접 입찰자들을 만나 따로 서류를 수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1%)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 컨소시엄 3곳이 본입찰에도 참여했다. 본입찰 전 '깜짝 변수'와 유찰 가능성 등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인수 후보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은 꾸준히 인수 의지를 드러내왔다.
애경그룹은 항공업에 대한 경험은 풍부하지만 '자금력 부족'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을 잡으면서 자금력을 키웠고, 이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킨 상태다.
본입찰 마감 직후에도 애경그룹은 입장자료를 내고 "애경그룹은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입찰자이자 항공업계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온 주역"이라며 "항공업계에 드리운 위기 상황에서 시장재편의 주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2, 3위 항공사 간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워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중복비용을 해소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점유율을 확대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국적 항공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면서 "경험이 전무한 사업자들의 자금만으로 장기적 체질 개선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항공업에 경험은 없지만, 탄탄한 자금력을 내세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가 불안한 만큼 인수자의 자금력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6월 말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자산 11조 원 중 자본 총계는 1조4천554억 원, 부채는 9조5천899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660%나 된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의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천억 원에 불과한데, 스톤브릿지캐피탈의 합류로 1조2천억 원가량을 보유하게 됐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1조2천억 원 수준이며,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버티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만 8조 원이 넘는다.
KCGI도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SI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KCGI가 접촉한 대기업이 대부분 참여를 고사한 만큼 국내 대기업과 손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견 기업과 손을 잡았거나 아예 SI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아시아나 인수가는 1조5천억 원에서 2조 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입찰 안내서에서는 신주 인수액의 하한선을 8천억 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주 가치는 약 4천억 원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하면 최소 1조5천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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