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OTT를 규제 대상으로 바라볼 때는 지났다""이제는 건전하게 경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정보가 필요하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플랫폼(OTT)의 혁신발전을 위한 제언이다.
사단법인 한국OTT포럼(회장 성동규)은 2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하기 위한 OTT의 역할과 위상 연속 세미나를 마련하고 1차 세미나 주제로 '미디어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OTT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축사로 시작됐다. 사회는 도준호 숙명여자대학 교수가 맡았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김용희 숭실대학 교수가 각각 발제에 나섰다. 토론은 지성욱 한국외국어대 교수, 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팀장, 임석봉 JTBC 대외협력팀장, 이승엽 KCA 미디어산업진흥팀장, 정용우 RAPA 연구위원이 참여해 OTT 산업 트렌드와 청사진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 'OTT' 변방에서 중심으로 전환…역할과 위상 정립해야
이번 세미나의 가장 큰 변화는 OTT를 전통적 미디어의 '세컨 윈도'로, 방송미디어 틀 속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는 규제 대상으로 바라보는 부속적이고 주변적으로 봐왔던 관점을 벗었다는데 있다.
즉, 혁신의 관점에서 OTT를 중심에 위치시키기 위한 역할과 위상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면밀한 과제 탐색이 이뤄진 점이 눈에 띈다. 시각의 변화로 인해 규제보다는 진흥을, 보다 세밀한 정책 모색이 이뤄졌다.
우선, OTT를 더 이상 규제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OTT 중심의 역할과 위상을 분명히 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OTT가 단순히 기존 전통 미디어 부속 역할이 아니라 이제는 경쟁과 혁신의 압력을 주는 위상을 가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소규제 원칙으로 사전에 활동이나 실험이 자유로워야 하고, 이에 따른 사이드 임펙트를 규율하는게 필요하다"라며, "OTT 시장의 특성 및 다면적 계층화 연계형 시장임을 고려해 산업정책과 정합성 유지하면서도 시상상생을 챙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문위원은 해외 OTT를 통해서 한류를 확산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기는 하나 결국 해외에 대한 종속이 더 커짐에 따라 저가화의 악순환 고리에 들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문위원은 "미디어 산업의 특징 중 하나는 대표적으로 수익이 적용되는 사업으로 미디어 강국은 해당 국가의 미디어 시장이 크고, 자국 수요가 많아 수출도 가능하다"라며, "한국도 생산에 집중하기 보다는 로컬 시장의 생산과 소비를 같이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규제보다 건전경쟁 장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자들은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하는 건전한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따랐다.
임석봉 JTBC 대외협력본부 방송정책팀장은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는 제작이 가장 활성화돼야 하고 국내 방송사들이 제작할 수 있는 시장 재건이 급선무"라며, "경쟁을 위해서는 합리적 대가와 가치 산정의 문제, 콘텐츠 및 광고의 가치 등을 위한 산정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OTT를 방송법 틀 안에 포섭시켜 기존 바로미터를 적용하기보다는 현재 이미 도입돼 있는 OTT 시장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합리적 대가에 따른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 팀장은 "사전 규제 중심에서 건전한 경쟁을 지향으로, 사휴규제 방향으로 돌아서야 한다"라며, "세재혜택도 중요하지만 대규모 투자나 지원방향을 우선해야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팀장 역시 OTT에 대한 규제를 논하기 보다는 지원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팀장은 "국내외 사업자간 역차별이 있고, 망이용료나 세금문제 등이 선행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시점에서 (OTT가) 규제 대상에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이용자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해보려고 하고 세재 지원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 정부가 해외진출 활로 개척해줘야
정부가 건전경쟁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해외진출 활로를 모색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최근 '웨이브 고'를 통해 동남아 진출을 타진한 콘텐츠웨이브는 직접 진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동환 팀장은 "해외진출하면서 동남아쪽에 대한 현안부분과 법제도, 법인설림, 세금 문제 등 정부 자료를 조사하고 보니 현장과 안맞는게 너무 많았다"라며,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실질적 데이터와 현황, 법제도 등 바로 진출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한데, 정부가 체계적으로 만들면 사업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석봉 팀장 역시 사업자와 정부의 역할을 달라야 한다며, 해외 진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팀장은 "사업자들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것이 짤 수 있는 영역인지를 고민하게 된다"라며, "정부가 선도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시장이 한국 콘텐츠가 잘 통한다고 하지만 그에 대한 전략을 제대로 펼치고 있다는데 공감하지 못한다"라며, "정부가 동남아 거점 마련하기 위해 어떤 역할 하고 있지 하고 생각한다면 그닥 잘하고 있다고 생각치 못하겠다"고 작심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한편,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국내 사업자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도록 기업간 제휴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공정경쟁, 이용자 이익 보호 등을 위해 새로운 방통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문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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