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인터넷 댓글, 악플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혐오 표현 방지 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 되는 조짐이다. 국감에서도 감독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에 대한 대안 마련 등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
표현의 주체와 표현 내용으로 나눠 작성자의 ID를 전부 공개하는 일종의 '준 실명제'와 악성댓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다만 인터넷실명제는 이미 표현의 자유 침해 등으로 2012년 위헌판결과 함께 폐기된 상태. 관련 논란도 재차 가열될 조짐이다.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등 종합감사에서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 사건의 원인으로 악플 등 문제를 지목하고, 이의 근절 및 처벌 강화를 위한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다.
박대출 의원은 "최근 전문가 및 시민이 밝힌 악플 해법은 인터넷 실명제를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답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이에 준하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실명제가 되지 않는다면 준실명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주장한 준실명제는 현행 포털 등에 아이디 두글자만 나오고 나머지를 숨긴 ID 등에 대해 이를 모두 공개하는 등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박 의원은 "이번 사태는 익명의 숨은 폭력이고, 간접 살인으로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언어폭력의 자유"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사태의 엄중함에 동의한다"면서도 "악플로 피해가 있고, 국민적 우려가 있으나 문제는 표현의 자유와 정면으로 부딪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여러 대책을 검토할 것이고, 입법안이 나오면 가장 적합한 안으로 가려 한다"며 해당 법안이 발의되면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다만, 인터넷실명제는 지난 2007년 포털 등에 도입됐지만 2012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5년만에 폐지된 바 있다. 준실명제로 수위를 낮췄다고는 하지만 국회 처리시 어려움도 예상된다.
이날 또 다른 대안으로 표현 주체가 아닌 내용에 대한 처벌 및 해당 포털 등의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포털 등에 혐오, 증오, 악성 댓글 등 여러 내용에 대한 삭제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화돼야 하고, 방통위 시행령으로 이를 도입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악플을 다는 악플러들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 등이 급증하는 등 최근 추세를 반영해서 개정안을 통해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방통위에서 혐오 등과 관련한 댓글 등과 관련해 포털 등에 삭제 의무를 부과하고자 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혐오나 차별, 명예훼손 등 관련 법이 미비한 상태이나 영국과 프랑스 등에는 입법 예가 있다"며, "지난해 방통위와 국회가 협의했으나 부가통신사업자 시정할 수 있는 조문 도입에 방통위가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실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손 볼 부분은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하겠다"고 답했다.
김문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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