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을 대가로 70억 원의 뇌물을 건내고, 회사에 불리한 조건으로 롯데시네마 매점을 가족회사에 임대해 줬다는 혐의를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집행유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7일 오전 11시 대법원 제2법정에서 신 회장의 상고심을 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날 법정에 신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에게는 롯데시네마 매점 임대 과정상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벌금 30억원의 불구속 실형을 선고했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명예회장의 사실혼 관계자 서미경씨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와 함께 채정병 정 롯데카드 대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대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 등 롯데그룹 전·현직 임직원들도 모두 무죄로 확정했다.
이 외에도 롯데그룹 내에서 아무 직무도 맡지 않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명예회장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씨와 그녀의 딸에게 급여를 지급했다는 업무상 횡령 혐의 등도 받았다.
신 회장은 1심에서 뇌물공여에 관련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경영비리 혐의에서도 매점 임대 배임, 서씨 모녀 급여 횡령 등이 모두 유죄로 판단돼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신 전 부회장 급여 횡령 등 나머지 경영비리 혐의는 모두 무죄를 인정받았다.
2심은 뇌물공여와 경영비리 혐의를 병합해 진행됐다. 2심에서는 서씨 모녀 급여 횡령 관련 혐의도 추가로 무죄를 선고받았고, 뇌물공여와 매점 임대 관련 배임은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가 인정됐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강압에 수동적으로 뇌물을 공여한 점이 양형에 반영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고 신 회장은 석방됐다.
검찰과 신 회장 측은 즉각 상고했고, 대법원이 이날 원심 확정을 판결을 내림에 따라 지난 3년 동안의 롯데그룹의 법정 다툼은 막을 내렸다.
재계도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번 판결을 통해 롯데그룹의 경영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일본과의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으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기업인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돼 신규 투자가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대규모 고용 및 투자계획이 순조로이 진행돼 롯데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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