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정기국회의 꽃'으로 불리는 국정감사는 야당의 무대로도 여겨진다. 여론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정부부처 수장을 상대로 국정운영의 잘잘못을 따져 물으며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야당이 피감기관을 감싸고, 여당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와 관련해 야당은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반면, 여당은 표적 수사 등 의구심을 제기하며 검찰을 질타했다.
◆與 "조국 낙마 목표 설정하고 수사한 것"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정부의 개혁 방침에 반발, 그 상징 격인 조 장관 낙마를 목표로 수사에 착수했고,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피의사실을 유출해 여론전까지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백혜련 의원은 검찰이 지난 8월 27일 당시 후보자 신분이었던 조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3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한 것과 관련, "고발장이 8월 19일 접수됐는데 8일 만인 같은 달 27일 압수수색이 이뤄진다. 고발장이 접수되기 전에 내사하지 않고는 이렇게 많은 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백 의원은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 전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차례 협의를 거쳤다고 밝히자 "그 짧은 기간 안에 논의까지 하고 철저하게 한 것"이라며 "검찰이 조 장관 낙마라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창원 의원은 "언론 보도를 보면 검찰발(發)로 짐작되거나 명기된 게 많다. 과거에 비쳐볼 때 검찰이 조사를 받고 나간 참고인이나 구속되지 않은 피의자의 입을 통해 진술 내용이 흘러나가는 것을 방치하거나 조장한 사례가 있다"며 "그런 것 때문에 (검찰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저서 '운명' 가운데 '이인규 중수부장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 잔 내놨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에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 수사는 언론을 통한 모욕주기와 압박 외에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등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관련 두 구절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 검사들도 이런 태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檢 "정상적인 수사"…野도 "눈치보지 말라" 두둔
배 지검장은 여당의 의혹 제기를 적극 부인했다. 조 장관 낙마를 염두에 둔 표적수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수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청문회 전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수사 상황을 보고 사실과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으로 외적 고려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각종 피의사실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측에서 유출한 사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도 검찰을 감샀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 또한 절대로 진실을 이길 수 없다"며 "아무리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여권이, 광장에서 부르짖는다 하더라도 눈치를 살피지 말고 증거와 진실을 쫓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저분(민주당 의원)들이 피의사실 공표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느냐"라며 "국정농단 사건 특검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박채윤 YJ콥스메디컬 대표로부터 명품가방을 받았다는 녹취록은 특검에서 흘리지 않으면 보도될 수 없는 것이었는데 박경미 당시 민주당 대변인은 '안종범은 명품가방과 호텔 식사가 그렇게 좋았나'라고 말했다. 안종범은 인권이 없느냐. 인권에도 내 편 네 편이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피의사실 공표를 즐기던 사람들이 벌떼같이 나서서 피의사실을 공표하지 말라고 서울중앙지검을 공격하고 있다"라며 "이는 검찰개혁을 가장한 수사 외압"이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도 "피의자 장관을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으로 임명하고 결국 국민들을 갈갈이 찢어놓고 있다"며 "그 장관은 지금까지도 정신 못 차리고 서초동 집회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도둑이 도둑 잡으라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윤채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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