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일본 불매운동으로 항공업계가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 경쟁 심화 등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자 4분기에도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항공업계의 3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많게는 전년보다 '반토막'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업계 맏형인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2천77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4천18억 원)에 비해 30.9% 감소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3.5% 줄어든 672억 원이다.
상대적으로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감소폭은 더욱 크다. 에어부산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19억 원으로 전년보다 83.5%나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24.6%, 진에어는 35.8%, 티웨이항공은 68.9%가량 감소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이유는 지난 7월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이후 일본 여행객이 감소한 영향이다. 실제 일본정부관광국이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는 30만8천700명으로 지난해보다 48.0%나 쪼그라들었다.
항공업계가 일본 노선을 감편하고 중화권, 동남아 노선을 늘리는 등 노선을 조정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최근 중국 항공당국인 중국 민항총국이 신규 취항 및 증편, 부정기편 신청을 중단하면서 노선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남아의 경우 일본·중국보다 비행시간이 길기 때문에 짧은 기간 여행을 원하는 수요를 대체하기 어렵다.
환율 상승 등 외부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항공사들은 항공유와 비행기 임차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데, 환율이 오를 경우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상반기에도 항공사들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 등 LCC 3개사가 올해 초 신규 면허를 취득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새로운 항공사가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서 국내 항공사는 대형항공사(FSC) 2개, LCC 9개 등 총 11개사에 달하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공업계의 부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수기임에도 한국인의 최대 여행 선호지인 일본의 8월 출국자 수가 48% 급감하면서 보이콧 영향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라며 "출국 수요 하향 안정화 기조 속 과잉 공급에 의한 경쟁 심화로 시장 재편 가능성마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신규 진입하는 항공사들로 인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국토부가 에어프레미아의 변경 면허 신청을 승인함에 따라 내년 LCC 3사의 공식 취항이 기정사실화됐다"며 "현재 운항 중인 8개사만으로도 단위 인구 및 단위 면적 대비 과도한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 신규 시장 진입은 공급 과잉 및 경쟁 심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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