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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속 해외 활로 찾는 라면업계…오뚜기 주도 내수경쟁도 '활발'


신라면건면·불닭볶음면 해외 흥행 실적 견인…"HMR과 경쟁 치열해질 것"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2013년 시장 규모 2조 원을 돌파한 이래 국내 라면시장이 정체기에 빠져 있는 가운데, 라면업계가 해외 활로 개척에 적극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2030세대 인구 감소로 인한 시장 축소, 신제품 유행 주기 단축, 밀키트 등 가정간편식(HMR)과의 경쟁이라는 '3대 악재'에 직면한 라면업계가 신시장 찾기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는 상반기 매출 1조1천638억 원, 영업이익 90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5.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7.7% 올랐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들었다.

 [표=이현석기자]
[표=이현석기자]

오뚜기는 총 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판매관리비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키웠다. 또 가격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라인업의 상품을 론칭해 상위권에 포진시키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탄탄히 키워나가고 있다.

다만 내수 중심 전략 때문에 시장 전반에 부는 불황의 바람을 피하지 못했고, 또 새로운 시장으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는 HMR 시장에서 이렇다 할 신제품을 선보이지 못하며 다소 정체되는 듯 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오뚜기는 하반기 해외 시장 확대를 도모함과 함께 활발한 신제품 출시 및 마케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상반기 시장 불황 속 판관비 절감과 매출 성장 덕분에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며 "하반기 동남아 시장 확대, 신제품 및 새로운 마케팅을 시행해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상반기 총 매출액 1조1천567억 원, 영업이익 39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 줄었다. 농심은 이를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관리비 증가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농심의 투자는 2분기에 빛을 발했다. 농심은 2분기 매출 5천682억 원, 영업이익 8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26.9% 늘어난 것이다.

농심은 이 같은 성과에 대해 해외 시장에서의 외형적 성장을 이뤄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농심은 상반기 중국·미국·일본·호주·베트남 등 해외 진출국 전부에서 시장 점유율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신라면이 미국 시장에서 4천여 개 월마트에 입점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올해 히트 제품인 '신라면건면'의 수출 또한 앞두고 있어 하반기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농심은 '신라면건면'의 미국 시장 내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농심]
농심은 '신라면건면'의 미국 시장 내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농심]

농심 관계자는 "진출 초기 2% 수준이던 점유율이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해 15%를 기록하고 있다"며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신라면건면도 해외 시장의 전략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외 매출 연간 1조 원을 달성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건면 시장 확장을 통해 외연을 넓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3위 삼양식품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을 통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좋은 2분기 실적을 만들어내며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양식품은 상반기 매출 2천541억 원, 영업이익 36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1.9%, 영업이익 16.4%가 성장한 수치다. 특히 2분기에는 영업이익 20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1%라는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보였다.

삼양식품은 내수 시장에서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의 기저 효과로 지난해 대비 다소 저조했지만, 수출 시장에서의 고성장을 통해 성장을 이뤘다. 삼양식품의 2분기 수출 금액은 지난해 대비 17% 성장하며 700억 원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올 초 새롭게 총판을 교체한 중국 시장과 할랄 인증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이 같은 성과는 판매·관리비 축소로 영업이익을 개선한 것이 아닌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얻은 것이라 더욱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삼양식품의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3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오히려 9억 원 늘어났다.

삼양식품 성장의 핵심 전략상품인 '불닭' 제품군.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성장의 핵심 전략상품인 '불닭' 제품군.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지속적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강화활동을 펼치면서 불닭브랜드의 제품 카테고리를 HMR 부문으로 확장시켜 내수 및 해외 매출 확장에 힘쓸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분기 들어 라면, 까르보불닭소스, 멸균우유 등 각 사업부에서 신제품을 론칭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안정적 실적을 토대로 올해 수출 20% 성장과 사상 첫 5천 억 원 매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는 라면 주 소비계층인 2030세대 인구 감소와 HMR시장 확장 등 시장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대외적 요인이 산재해 있고, 국내 시장의 소비심리 위축도 단기간 내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내수 라면시장의 미래가 불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 진출이나 라인업 다양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물 요리 특성상 국가·지역마다 선호하는 맛이 다른 만큼 다양한 라인업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라면시장은 사실상 지금이 고점이라고 보고 있다"며 "고성장기 국내 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개발도상국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HMR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라면업계 전반에 변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자 등과 달리 라면은 국경선 하나만 넘어도 기호가 달라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때문에 다양한 시장이 원하는 맛을 내는 제품을 제 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투자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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