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정부가 첩약 급여화를 추진하면서 실손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한의학 보장성 강화를 위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계획을 연내에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0년이나 2021년 중엔 첩약의 급여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첩약은 여러 가지 약재를 섞어 지어서 약봉지에 싼 한약을 말한다.
그간 정부는 '문케어' 보장범위를 늘리기 위해 첩약 급여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3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보장성 강화 일환으로 올해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밝힌 바 있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도 지난해 4월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 입찰 공고를 낸 바 있다.
첩약의 급여화가 이뤄지면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현재 손보사가 판매하는 실손보험은 한방 비급여에 대한 보험금은 지급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첩약이 급여화 되면 건강보험으로 보장받고 난 나머지 부담금에 대해선 실손보험이 보장해야 한다.
◆"급여화 이뤄지면 부담 더 늘어날 것"…연간 적자 추산액 1조7천억
업계는 한방의 급여화가 갈수록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반응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6개 대형 손보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약 131%로 알려진다, 연간 적자 추산액은 1조7천억원에 달한다.
시중 자동차 보험 중엔 첩약을 보장해주는 상품도 있는 만큼, 이미 손보사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첩약은 비급여 항목이라 특별히 정해진 가격은 없지만, 수십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첩약은 기성품의 개념이 강한 만큼,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내 돈이 들지 않는다면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굳이 없다"며 "실손보험에서까지 보장해주게 되면 손보사의 손해율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방의 보장성 강화는 보험업계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4월엔 추나 치료에 대한 급여화가 이뤄진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한방병원 진료에 나가는 보험료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며 " 아직 체계적인 병원이 많지 않아 일일이 확인하는 게 어려운 것도 한 몫한다"고 전했다.
서상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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