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역발상'을 바탕으로 '올라인' 개념을 제시함과 함께, 기존 점포의 온라인 물류센터화를 통한 융합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 직원들의 노하우를 온라인 사업에 접목시켜 디지털의 한계를 극복해 불황에 빠진 마트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홈플러스는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호텔에서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140개 모든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해 전통적 장보기와 온라인 배송이 공존하는 '쇼킹(Shopping+picking)' 매장을 구현하고,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강점을 합친 '스페셜' 매장 온라인 판을 열어 '전국 당일배송' 시대를 여는 등 전략을 통해 온라인 매출을 3년 내 기존 대비 4배로 성장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매장도 '새판짜기'에 돌입한다. 운영 혁신 및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스페셜' 매장을 대폭 확대하고, EMD, 리앤펑, 빈그룹 등과 협업한 글로벌 소싱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는다. 특히 스토리지·공유주방 등 기존 마트가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들을 통해 매장을 비즈니스 플랫폼이자 시민들의 커뮤니티로 진화시켜 고객의 발길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사업구조 변화에 따라 직원들의 업무도 온라인 등 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이는 홈플러스가 99% 정규직화 완료 등 인력 확보에 힘쓴 이유 중 하나로, 임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오랜 시간 업무를 경험한 직원들의 노하우와 감성을 신규 사업에 융합해 디지털식 접근 방법을 넘는 '사람' 중심 사업 모델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스페셜' 매장 확장으로 성장 기틀 마련"
홈플러스는 '스페셜' 매장을 성장의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며 현재 16개인 매장을 오는 2021년까지 8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스페셜' 매장 성공을 기점으로 온라인, 몰, 상품, 고객관계 등 사업 전 분야에서도 과감한 운영혁신을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페셜' 매장은 슈퍼마켓에서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 핵심 상품을 한 번에 살 수 있게 만들어 1인 가구는 물론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매장이다. 고성장 중인 창고형 할인점의 구색과 가격을 갖추면서도, 용량이 과한 단점을 보완했다.
◆"기존 점포는 온라인 물류센터로 재편"
홈플러스는 먼저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2021년까지 각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재편해 단기간 내 온라인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기존 점포를 자산으로 활용하면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비용과 기간,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입지를 활용해 빠른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홈플러스는 피커(장보기 전문 사원)를 기존 1천400명에서 4천 명,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기존 1천 대에서 3천여 대로 늘려 하루 배송 건수를 12만 건까지 확대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전국 어디서든 고객 자택 인근 점포에서 피커들이 선별한 상품을 콜드체인 차량으로 '당일배송'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배송이 크게 몰리는 지역은 점포의 물류 기능과 규모를 보다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센터(FC)'를 구축해 커버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앞서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계산점에 FC를 구축하고, 기존 10명이던 피커를 45명으로 늘림과 함께 시스템 및 관리 직원 15명도 증원한 바 있다. 온라인 주문량 70%를 차지하는 핵심 상품을 FC에 진열하고, 구매 빈도가 낮은 상품은 필요할 때만 여러 고객의 물량을 한 번에 피킹해 오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그 결과 기존 하루 200건 수준이던 계산점 온라인 배송 건수가 7배가 넘는 1천450건으로 커지는 등 높은 성과를 거뒀다. 피커 1인당 고객 주문 처리 건수도 36%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 또한 2017년 대비 250% 이상 늘어났다. 특히 온라인으로 고객을 사로잡아 매장 방문객도 늘어 오프라인 매출 10% 성장까지 이뤘다.
홈플러스는 이런 성공사례를 기반 삼아 다음달 안양점과 원천점을 비롯해 2021년까지 10개 점포에 FC를 장착할 방침이다.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도 '전국 당일배송' 시대 열 것"
홈플러스는 '스페셜' 매장의 온라인 확장판 '더 클럽' 서비스도 공개했다. 이에 25일부터 16개 '스페셜'매장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향후 70~80여 개 '스페셜' 전 점포를 통해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 또 오픈마켓 플랫폼 수수료도 통상 업계 수준 대비 낮게 책정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셀러 중심 시스템 운영과 지원에도 집중해 구색을 보완할 계획이다.
특히 온라인 택배배송 상품으로 나이키 등 자사 오프라인 몰 인기 브랜드를 입점시키기로 했다. 홈플러스 고객이 손쉽게 몰을 만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한 편 오프라인 점주들의 부가 수익 창출을 돕는 상생에도 중점을 뒀다.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온라인 물류센터 구축, 더 클럽 론칭, 오픈마켓 플랫폼 강화 등의 조치를 통해 2018년 6천억 원 수준이던 온라인 매출액을 이번해 1조 원, 2020년 1조6천억 원을 거쳐 2021년까지 2조3천억 원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소싱·신선·데이터·코너스 앞세워 미래 유통 1등 달성"
홈플러스는 이런 플랫폼 개선에 '글로벌소싱'과 '신선식품'을 앞세워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아시아 최초로 가입한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와 손잡고, 유럽의 고품질 상품을 국내에 대대적으로 선보인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유럽 상품=홈플러스' 라는 인식을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신선식품'에도 중점을 두고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임 사장은 "많은 온라인 사업자가 신선식품을 탐내지만 경쟁력의 50%는 농가, 50%는 운영 효율에 있다"며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으면 늘 실수 없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가에서부터 고객의 식탁에 이르는 전 유통 과정에서 최선의 품질을 유지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신선 A/S'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는 고객이 품질에 만족할 때까지 조건 없이 신선식품을 교환·환불해주는 제도로 전자제품에 쓰이는 개념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임 사장은 미래 유통 핵심 역량이 될 데이터 경영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몰 '코너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편의성만이 전부인 시장은 한계가 있다"며 "전국 최대 규모인 7천여 개 몰 매장을 활용해 주말에만 시간을 내야 갈 수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의 경험을 지역 시민 일상으로 파고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 공유주방, 차량 서비스 등 기존 대형마트가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을 통해 기존 매장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도 내비쳤다.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는 다음달 일산점에 'THE STORAGE with Homeplus'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며, 소상공인이나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협업을 전개하는 모델들도 검토 단계에 있다.
◆"모든 성장 모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
홈플러스는 사업 혁신과 함께 직원 업무도 대거 재편한다. 무인화 격풍 속에서도 끌어안은 직원들의 노하우와 감성을 신사업에 융합해, 디지털의 한계를 보완해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 모델을 확장해 나간다는 취지다.
임 사장은 “우리의 도전은 나 혼자의 일이 아니라 2만4천 명 직원들과 3천여 개 협력사, 7천여 개 몰 임대매장의 명운이 함께 걸린 일"이라며 "신뢰와 집념으로 꼭 이루고 그 성공을 함께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지원과 발상의 전환이 어우러진 ‘똑똑한 투자’를 통해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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