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일본 제재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련주가 급등하자 각 회사 경영진 등이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영진의 매각을 주가 거품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23일 코스피시장에서 후성은 전일 대비 10.14%(1천100원) 하락한 9천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에 22% 빠진 셈이다. 이달 초 7천400원대였던 후성은 10거래일 만에 80% 이상 급등하며 지난 16일 장중 1만3천6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후성이 급등세를 보였던 것은 일본이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고순도 불화수소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후성은 기체 고순도 불화수소 원재료인 무수불산을 양산하고 있다. 일본 제품 대신 국산 제품이 사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후성의 주가가 급등하자 회사 대표이사는 보유한 주식의 절반 이상을 팔아치웠다. 지난 16일 송한주 후성 대표는 보유 주식의 절반인 6만주를 주당 1만1천800원, 총 7억원에 장내 매도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매도하자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 다른 일본 규제 수혜주, 즉 애국주 테마로 묶인 모나미도 이달 들어 급등세를 보이다 주가가 꺾였다. 주가가 오르자 회사가 자사주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앞서 모나미는 일본산 볼펜 불매운동에 따라 국산볼펜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 4일 상한가를 기록한 후 지난 17일 장중 4천945원까지 치솟으며 10거래일 만에 93%이상 올랐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모나미는 장 마감 후 자사주 35만주를 처분한다는 공시를 내놨다. 이는 기존 자사주 보유 물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회사가 주식을 팔았다는 소식에 다음날부터 주가는 약세를 이어갔다. 모나미의 주가는 지난 17일부터 4거래일 만인 이날까지 10% 가량 떨어졌다.
◆일본 제재 수혜주 불명확… "변동성 클 것"
시장에서는 기업이나 내부 경영진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볼 때 일본 규제 수혜주도 일시적 테마주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유행했던 대북 테마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발견된 바 있다.
실제 남북 경협 테마인 철도주로 꼽히는 대아티아이의 경우 지난해 6월 주가가 급등하자 대주주와 주요 임원들이 주식을 팔았다. 이후 주가는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며칠 만에 원상태로 돌아갔다. 지난해 회사의 수익도 남북경협과는 무관하게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본 수출품목 규제에 따른 국산화 수혜주의 윤곽은 모호한 측면이 있다"며 "현재 수혜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은 주가 변동성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효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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