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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M&A, 지역성 확보·알뜰폰 분리가 쟁점?


글로벌 M&A 확대 추세 …"통신사업자 위주 시장재편 우려" 시각도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영향력 확대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글로벌 추세가 되고 있다. 자발적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의 차원이다.

그러나 M&A가 전체 방송통신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감안할 때 다각적인 보완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신사 IPTV 중심의 케이블TV SO M&A가 자칫 지역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또 알뜰폰(MVNO) 시장 1위인 CJ헬로가 통신사에 인수되면 '독행기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독행기업이란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등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기업을 뜻한다.

현재 방통송신 시장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위한 정부 심사를 받고 있고,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추진중이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4일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이 마련한 유료방송시장 M&A를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 발제를 통해 "통신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시장에 대한 (정책적)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현 CJ헬로) M&A가 무산된 배경을 들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료방송시장의 지역별 독점 가능성, CJ헬로비전이 알뜰폰 시장의 독행기업인 점 등을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최근의 M&A를 통해서도 통신사업자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다른 방통시장까지 지배력이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박 실장은 "장기적으로 방송과 통신시장의 경계가 없어지고 통신을 기반으로 한 방송과 통신사업자가 주요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알뜰폰 시장의 변화로 이동통신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아울러 M&A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인 판단이나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실장은 "과거 (SKT의 CJ헬로비전 불허 등)공정위의 독점적 판단으로 방송통신사업자의 M&A를 둘러싼 일반경쟁규제기관(공정위)과 전문규제기관 간 관할권 중복과 갈등이 드러났다"며, "추후 공정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의 판단을 종합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유료방송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정책 또는 청사진 마련이 시급하다"며, "우선 문재인 정부의 방송(미디어)정책기조가 무엇인지 명확히해야 하고, 방송의 공공성 확립을 근간으로 하는 미디어 총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M&A가 완료될 경우 케이블TV SO가 담당하던 지역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발전방안으로 78개 케이블TV SO 방송권역을 폐지하고 이를 전국시장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최용준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전국 네트워크 사업자인 위성방송·IPTV와는 달리 케이블TV는 지역방송권역에서 독점사업권을 보장받는 대신 지역정보 생산·제공을 위한 지역채널을 운영해왔다"며, "관련부처의 제안이 국민들을 위한 최선의 정책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한오 금강방송 대표는 "IPTV와 케이블TV SO 간의 인수합병은 케이블산업을 위축시키고 지역방송의 공익성과 시청자 권익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과기정통부의 정책기조는 공정경쟁에 대한 정책적 수단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고 비판했다.

◆CJ헬로 알뜰폰 분리매각 놓고 이견

이날 토론회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더라도 알뜰폰 사업(헬로모바일)을 함께 가져가야 하는지가 쟁점 중 하나로 거론됐다.

70만명 이상의 가입자로 알뜰폰 시장 1위인 CJ헬로가 LG유플러스 계열에 편입될 경우 전체 알뜰폰 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상무는 "LG유플러스는 개별 SO 등과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해 케이블 사업자의 결합상품 경쟁력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유지해 소비자 선택권을 증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수가 완료되면 가입자 점유율은 이동통신에서는 3위, 초고속인터넷 3위, 유료방송시장에선 2위가 된다"며, "시장지배력이 없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방송통신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활성화시키고 방송의 공적책임을 다해 방송통신산업의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경쟁 통신사에서는 알뜰폰의 분리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공정위의 '독행기업' 판단이 이번 M&A에도 유효하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알뜰폰 사업의 분리매각 등을 골자로 한 의견을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날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2016년 이후 알뜰폰 시장환경과 정책에는 큰 변화는 없었고, CJ헬로에 대한 공정위의 독행기업 판단 근거와 시장상황은 현재까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의 일관성, 인수합병 정책과 알뜰폰 활성화 정책간 충돌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알뜰폰 인수합병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태오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2016년 공정위는 독행기업의 개념을 들어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의 경쟁제한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도 독행기업의 개념, 요건, 판단기준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공정위 판단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편 이날 모임 소속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민주당, 간사)은 "유료방송시장의 합산규제 논의가 막바지 단계로, 토론을 통해 유료방송의 다양성과 지역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민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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