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국내 증시가 글로벌 무역분쟁에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연내 한·미 금리인하 시그널이 가시화되면서 업종별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증권업종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지만 무역분쟁의 파고 속에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행 연 1.75%인 기준금리를 빠르면 올해 3분기 중 한 차례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25~2.50%로 동결했지만 통화정책 성명서에선 '인내심(patient)' 문구를 삭제해 향후 인하 시그널을 내비췄다.
◆ 채권 평가이익에 거는 기대…증권업종 好
지금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EU(유럽연합)까지 글로벌 무역분쟁의 대열에 올라서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나흘 연속 하락하며 보름 만에 다시 2100선을 내줬다. 이런 상황에서 연내 금리인하 시그널은 '한줄기 빛'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증권가는 이번에도 수혜업종 찾기에 한창이다.
가장 빈번하게 지목되는 건 증권업종이다. 금리를 인하하면 채권가격이 올라간단 점에서 증권사들의 채권 평가이익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주열 총재가 "대외 요인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한다"며 금리인하 깜빡이를 켠 지난달 12일 이후 이날까지 증권업종 지수는 1.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60%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상승폭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 부진에도 증권업종은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 기대감에 상승했다"며 "완화적 통화기조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증권업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 IT업종에 대한 엇갈린 시선
금리인하가 결국 국내 증시의 유동성 개선으로 연결된단 점에선 외국인 수급을 기반으로 하는 업종 또한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위주의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공인재무분석사(CFA)는 "금리가 인하되면 국내 증시 방향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초 외국인 투자자 매매행태를 봤을 때 향후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랠리 구간에서도 이들은 전형적인 패시브(공격적) 성향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연히 시가총액 상위 대형 IT(정보기술)업종에 대한 관심을 견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대형 IT업종의 경우 부진한 업황 자체가 수급 개선을 압도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은 올해 국내시장 이익 감소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반도체의 부진한 업황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이익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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