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면세점과의 동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건물 상층부 면세점에서 쇼핑을 끝낸 외국인 고객들이 아래층 백화점까지 찾는 '샤워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무역센터점의 외국인 고객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비 36.9%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외국인 고객 수는 29.1%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면세점 매출의 '큰 손'인 중국인 외 다양한 국가의 고객들이 백화점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일본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8.1% 늘어 외국인 매출 가운데 최대 신장률을 기록했다. 태국(51.6%), 유럽(50.4%), 중동(49.7%) 등 지역 외국인 매출도 크게 늘었다. 중국인 고객의 경우 같은 기간 24.1% 늘어 상대적으로 낮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고객 증가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체 매출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면세점 오픈으로 영업면적이 20.5% 줄어들었지만, 누계 매출은 오히려 3%가량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상품 구성 차이가 면세 쇼핑을 하는 외국인 고객이 백화점을 찾도록 만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명품·잡화·기초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면세점과 달리 백화점은 패션·뷰티·리빙·식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면세 쇼핑을 마친 외국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백화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1월부터 5월까지의 외국인 매출을 살펴보면 패션브랜드(78.1%), 색조화장품(88.9%), 식품(101.3%) 등 면세점에서 찾기 힘든 상품군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백화점과 면세점 간의 공동 마케팅도 외국인 고객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은 백화점 또는 면세점에서 구매한 외국인 고객에게 각각 할인권 등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데, 이를 사용하는 외국인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월 면세점에서 발급한 백화점 할인권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사용한 외국인 고객 수는 1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1천여명으로 10배 가량 늘었다. 이에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각사의 내·외국인 VIP를 대상으로 문화공연 초청, 라운지 이용권 증정 등의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 면세점 오픈은 현대백화점의 상권도 강화시키고 있다. 면세점 오픈 이후 6개월간 백화점에서 1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 매출이 지난해보다 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과천(14.7%), 안양(11.5%), 성남(10.8%) 등 주변에 대형 면세점이 없으면서 무역센터점 접근이 용이한 경기 남부 매출 증가세가 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역센터점이 있는 삼성동 일대는 국내 최대 강남권 복합환승센터,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등 굵직굵직한 호재들이 많아 앞으로 국내외 고객들에게 더욱 주목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백화점과 면세점의 시너지를 통해 무역센터점을 글로벌 쇼핑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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