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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協 "게임중독 진단척도 오류 가능성 크다"


"20년 전 인터넷 중독 진단척도 사용…객관적 연구 결과 등 필요"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게임중독을 진단하는 중독진단척도에 오류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게임 중독 관련 연구 논문도 한쪽으로 편향돼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회장 정석희)와 한국인디게임협회(회장 최훈),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지회장 배수찬),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지회장 차상준),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회장 전명진) 등 5개 단체는 10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등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게임 중독 논문들이 사용하는 중독 진단 척도는 20년전 개발된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IAT, 1998)"라고 지적하며, "2013년 보건복지부의 예산을 통해 인터넷게임 중독 선별도구로 개발된 게임 중독 진단 척도 기준(IGUESS)은 게임에 대한 오류와 편견으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등 소속 게임 개발자들이 지난달 28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와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등 소속 게임 개발자들이 지난달 28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와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IGUESS에 대해서는 "게임 중독 진단 척도로 삼는 자가문진으로 개발된 내용이 인터넷중독 진단 척도 문항을 그대로 번안한 수준"이라며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자가문진을 해도 '잠재적 위험군 혹은 고위험군'으로 나오는 비상식적인 결과는 이 도구를 개발한 중독정신 의학계 학자들의 게임에 대한 몰이해와 잘못된 선입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임은 건전한 놀이이자 영화나 TV, 인터넷, 쇼핑, 레저 스포츠와 같은 취미·여가 문화 중 하나일 뿐"이라며 "개인의 건전한 놀이나 취미 활동이 과하다고 질병으로 취급하면 제2, 제3의 게임 질병코드가 개인의 취미 생활을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의 게임 중독 관련 연구 논문이 한쪽으로 편향돼 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게임 과몰입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국내 게임 과몰입 관련 논문 중 89% 이상이 게임은 행위 중독의 요인이라는 논조의 프레임에서 시작된 의도적 논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들 단체는 "전세계적으로 같은 시기 우수학술논문 인용지수(SCOPUS)에 등재된 671편의 게임 과몰입 관련 논문 중 한국, 중국, 대만은 91%가 게임 중독 혹은 게임 질병 코드 도입에 찬성했지만,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52%만이 이에 대해 동의했다"며 "이는 아시아 국가에서의 게임을 바라보는 선입견이 서구권과는 다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게임 과몰입과 관련된 전체 학술 논문 자료 중 한국, 중국의 자료가 전체 자료 중 35%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WHO 관리들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로부터 압력이 있다'는 인터뷰 내용과 맥락이 같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게임 중독 관련 논문의 양적 확장보다 중요한 것은 질적 개선"이라며 "중독정신 의학계에서 주장하는 인터넷 게임 중독과 관련된 논문 수가 이미 충분하다면서 양적인 숫자만 앞세우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학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런 상태에서 우선 게임 중독 진단 기준과 치료 기준을 임의로 정하고, 불분명한 게임 중독 환자들을 양산하며 연구 자료를 축적하자는 중독정신의학계의 일부 의견은 의료 현장에서의 혼란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낭비를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독정신 의학계가 게임질병코드의 KCD 도입을 원한다면 그에 걸맞는 충분한 연구 결과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의학계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심리학 등 관련 학계 전문가들이 포함된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학계의 포괄적 지지부터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나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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