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네이버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검색 점유율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모바일 메신저는 일본·동남아 지역에서 1억6천만명이 넘게 사용하고 있다.
3일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임직원에게 보낸 감사 카드를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회사를 키워 왔고, 각자의 빛나는 날들을 아낌없이 함께해준 여러분이 있었기에 스무 살이라는 멋진 숫자를 마주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늘만큼은 서로 마음껏 축하해주고 격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GIO는 "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듯 20년간 회사도 끊임없이 도전의 과정 속에서 자라왔다"며 "그동안의 짜릿했던 성취도, 혹독했던 성장통도 모두 지금의 우리를 만든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가올 새로운 도전들 또한 우리 모두 잘 헤쳐 나가리라 믿고 기대하며, 그 여정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 덧붙였다.
이 GIO가 말 한대로 성년이 된 네이버의 지난 20년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 중에서도 한게임과 합병, 첫눈 인수, 라인의 성공은 네이버의 변곡점이 됐다.
네이버컴(네이버 전신)은 1999년 6월2일 설립한지 1년만인 2000년 한게임과 합병으로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인 NHN으로 거듭났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게임을 창업한 김범수 현 카카오 의장이 각각 검색 포털. 게임에 국한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터넷 서비스 전방으로 확장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NHN은 한게임에서 나오는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업체를 따돌리며 2003년 4월 야후코리아를 제치고 검색 방문자 수 1위로 등극했다. 야후코리아가 국내에서 철수하는 동안,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하는 동안 네이버는 국내 포털 1위 부동의 자리를 지켰다.
네이버는 2013년 한게임(현 NHN)과 결별했지만, 이 M&A로 네이버는 체급을 키울 수 있었다.
네이버의 2006년 검색 기업 '첫눈' 인수도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당시 첫눈을 35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라인 사업 수장에 오른 신중호 대표를 비롯한 핵심 개발진이 이때 네이버에 합류했다. 신 대표는 라인을 개발, 미국과 일본에 라인의 동시 상장을 이끌어 낸 핵심 경영인으로 이해진 GIO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승장구하던 네이버에게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PC 검색 포털 1위 자리는 굳건했지만, 독점 논란에 휩싸였다. 2007년 아이폰 쇼크로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했지만 모바일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 매김하는 동안 네이버톡은 실패했다.
이같은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라인이 2016년 7월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상장한 건 네이버나 인터넷 업계에 '드라마' 였다. 라인은 일본에서 월 8천만명이 쓰는 국민 메신저가 됐다.
라인이 성공하기 전까지 일본에서 네이버 인지도가 턱없이 낮았기 때문에 네이버의 일본 공략이 무모한 도전이라는 비판도 많았다. 그러나 이해진 GIO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도 도쿄 일본법인 사무실에 머물며 라인 서비스 개발을 독려했을 정도로 사활을 걸었고, 승부수는 통했다. 이 GIO는 라인 성공의 원동력을 '절박함'이라고 답했다.
상장 당시 이해진 GIO는 "절박함이 라인의 성공 비결"이라며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하고 히트 상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개척·핀테크 공략 '사활'
이후에도 지금까지 네이버는 '생존'을 얘기한다. 단순히 엄살이 아니라 동영상이 온라인 소통의 중심이 되면서 철옹성 같던 국내 시장에서도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위협을 받고 있다. 20주년도 조촐하게 자축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관계자는 "대외적인 비전 선포식 같은 행사는 없고 조출하게 직원끼리 자축할 계획"이라며 "20주년을 기념해 다음주 에버랜드에 임직원 및 가족을 초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일본 이후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유럽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하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의 동영상 시장 공략에 나섰다. 라인은 금융 서비스를 붙여 핀테크 플랫폼으로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기존 역량을 강화하고, 국내, 글로벌, 신규 사업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는 한편, 잠재력이 큰 서비스들이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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