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금융투자와 부동산신탁, 보험과 카드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비은행 부문 근육 키우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7천억원 규모의 대형 증자를 결정해 금투업계 지각 변동을 예고했고,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로 보험과 부동산 사업에도 방점을 찍었다.
신한금융의 최우선 기조인 '원신한'을 위한 선택으로, 지난 1분기 금융그룹 1위를 재탈환하는 등 성과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신한금투에 7천억원 대형 증자…신한카드, 해외시장 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신한금투에 6천6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의했다. 출자 재원은 신한금융지주의 자체 내부 유보자금과 2천억원 규모의 원화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충당한다. 신한금투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과정이 끝나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1분기 말을 기준으로 신한금투의 자본은 3조4천270억원으로, 이번 증자로 초대형 투자은행(IB) 최소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단기금융업 진출(발행어음 발행)도 가능한 수준이다. 현재 발행어음 발급이 가능한 곳은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뿐이다.
신한금융의 효자로 꼽히는 신한카드도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린 지 9년만의 결과다. 베트남 현지에서 12위로 시작한 신한베트남은행 카드사업은 7위권까지 올라서며 다른 글로벌 은행과 어깨를 견줬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 신용카드 누적 취급액은 지난 4월말 기준 약 1억9천만달러(약 2천2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 늘었다. 총 회원수는 약 21만명으로 이중 97%가 현지인 회원으로 이뤄졌다.
신한카드는 베트남 금융당국에 파이낸스 사업 승인도 받았다. 내년까지 신한카드를 베트남내 5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신한베트남은행과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종합금융그룹 구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단번에 체급 올리는 신한생명
공격적인 인수합병도 신한금융 내 비은행 체격 키우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업계 약체로 꼽히는 신한생명은 지난해 한 식구가 된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준비 중이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만나면 업계 3위 수준의 대형 생명보험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쳤다. 오렌지라이프-신한생명의 합작사가 목표대로 생보업계 최상위권에 오른다면 그간 삼성, 한화, 교보생명 '빅3'가 지켜왔던 선두그룹의 벽에도 금이 가게 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기반으로 보험업계의 판도를 바꿔 업계 3위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생명보험업의 체력을 키우는 한편 67%가량 신한은행으로 기운 수익 포트폴리오도 재분배 할 계획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개별 순익만 합하더라도 두자릿수(11%)를 기록한다. 지난 1분기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이 약진한 원인도 오렌지라이프다. 비은행 부문의 1Q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성장한 609억원으로, 이중 오렌지라이프 인수가 큰 몫을 했다.
이달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면서 부동산사업의 지평도 열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자회사 편입승인을 받아 5월 아시아신탁 지분의 60%를 인수했다. 잔여지분 40%는 2022년 이후 취득을 목표로 한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기준 업계 7위 규모의 부동산신탁회사다. 수탁고 25조 6천억원, 총자산 1천350억원, 당기순이익 241억원, 총자산수익률(ROA) 18.3%를 기록했다. 관리형 토지신탁과 대리사무 업무에 강점이 뚜렷해 부동산 경기에 실시간 영향을 받지 않는 신탁사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신한리츠운용과 글로벌자본시장(GIB) 그룹, 은행 신탁본부와 아시아신탁의 시너지를 꾀할 계획이다. 그룹 내 부동산사업을 고도화해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더한다는 방침이다.
비은행으로 순익이 분배되면 금융업계 1위 자리 '굳히기'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비은행부문의 기여도는 전년동기 33.5%에서 늘어난 36.2%를 기록했다. '원신한'의 창시자인 조용병 회장의 임기가 10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원신한 회로도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허인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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