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회장에 선임된 날에 2대주주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는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 분쟁에 불을 지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조 신임 회장은 한진그룹의 대표로서 경영을 이끄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단, 별도 취임 행사는 갖지 않기로 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원태 신임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은 고(故)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그룹 창업 정신인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계승·발전시키고, 한진그룹 비전 달성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조 신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라며 “현장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한진가(家)와 대립각을 세우던 일명 강성부 펀드가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며, 조 신임 회장 선임에 찬물을 끼얹었다. 재계와 시장에서는 강성부 펀드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을 놓고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을 선포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강성부 펀드는 이날 한진칼 지분을 지난 3월 15일 12.8%에서 이달 24일 14.98%까지 2.18%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시는 지난 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강성부 펀드 측의 첫 한진칼 지분 공시다.
강성부 펀드는 3월 26일부터 4월 23일까지 약 한 달간 디즈니홀딩스, 캐롤라인홀딩스,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128만8천475주의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강성부 펀드가 이 기간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데 전체 430억9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성부 펀드의 지분 추가 확보로 현재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17.84%)과의 지분율 격차가 2.86%까지 축소됐다. 마음만 먹으면 강성부 펀드가 한진칼의 최대주주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수치다.
양창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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