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산업은행이 채권단 금융지원의 최대 목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예상보다 높은 규모의 지원금액은 매각 드라이브를 위한 윤활유 역할이라고 짚었다.
산은은 매각 무산시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아시아나를 매도하는 동반매각요청(드래그얼롱, Drag-along)이 함축한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23일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서울 여의도 산은 본관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은은 매각에 초점을 맞추고 금융지원 규모를 결정했다"며 "드래그얼롱, 그 이후 과정에 대한 부분 등 매각 전 과정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은은 영구채 5천억원을 사들이는 한편 한도대출(크레딧 라인)로 8천억원, 보증한도(Stand-by L/C)로 3천억원을 지원한다. 모두 1조6천억원이다.
영구채 인수는 산은과 수은이 담당한다. 산은이 70%, 수은이 30%를 투입한다.
최 부행장은 "9개 채권은행들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한 결과 첫 자구안에 대해 수용하지 않는다고 협의했고, 두 번째 매각이 포함된 안은 긍정적인 결론이 났다"며 "다만 일반 시중은행들은 실사가 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추가지원에는 어려움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아사아나 M&A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33.5% 매각(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이뤄진다. 자회사도 패키지로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인수자가 요청할 경우 자회사를 나눠 팔 수 있다.
매각 무산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매각이 무산된다면 아시아나의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하는 드래그얼롱 등의 책임이행 조항이 명시됐다.
최 부행장은 "드래그얼롱 조항이 한 줄로 적혀 있지만 이 안에 내포된 의미는 상당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이어 "드래그얼롱은 매각조건을 변경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며 "구주 중 일부 매각이나 구주 매각조건을 낮추는 등의 방안이 있다"고 부연했다.
◆ "충분히 자금 투입해야 매각에 유리" 판단
예상의 세 배를 웃도는 지원규모에 대해서는 "회사가 당면한 유동성 위기만 넘으면 된다고 여겼지만, 예비적으로 충분한 자금을 갖춰야 매각에 유리하다고 봤다"며 "신용경색이 일어났을 경우 부족한 최대 자금규모가 얼마나 될 것인지를 판단했을 때 1조6천억원의 계산이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예비투자액의 경우 5천억원이 먼저 지급되면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잘 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지원은 축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일정은 특정하지 않았지만 연내 딜을 목표로 했다. 최 부행장은 "일정을 미리 정하고 움직이면 다급해지거나 확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될 소지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연내 딜을 마무리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호고속에도 브릿지론 형태로 1천300억원을 지원한다. 2금융권 대출을 상환토록 해 리스크를 최소화 한다는 계산이다. 금호고속의 대주주인 박삼구 전 회장이 대출을 갚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면 결국 아시아나 매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예상에 따랐다.
허인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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