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4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국내 소비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설비·건설투자 조정, 수출 둔화 등의 여파로 성장세가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GDP 성장률은 1월의 전망치인 2.6%를 밑도는 2% 중반으로 예측했다.
◆연 1.75% 유지…한은 금통위 "소비자물가, 1% 하회…GDP성장률 2%대 중반"
한은 금통위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세 번째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논의한 끝에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올리고 1년 만인 지난해 11월 1.75%로 다시 0.25%포인트(p) 인상한 바 있다. 4월을 기준으로 5개월째 동결이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오름세가 0%대 중반으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후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중반을 나타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전망경로를 하회하여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금통위는 진단했다.
수출은 올해 3월까지 네 달 연속 쪼그라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액(통관 기준)은 471억1천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2% 내렸다. 고용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늘면서 소폭 약진했다.
지난 금통위에서 언급했던 대외 불확실성,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도 여전히 매듭이 지어지지 않아 관망 기조가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추경 예산안이 상반기 편성되면 경기부양의 방패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美 연준, 통화정책 완화에 방점…국내외 경기둔화 흐름 여파
이번 금리 동결은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금리 전망과 일치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올해 금리 동결 전망을 지속한 바 있고, 국내외 경기도 둔화 흐름을 보인 탓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 완화에 재차 힘을 실었다. 3월 의사록에서 연준의 대다수 정책위원들은 올해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을 비쳤다.
국내외 경기둔화 흐름도 빠르다. 지난 2월까지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 연속,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개월 연속 낙폭을 그렸다.
지난 17일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완화적 기조로 전환된 영향으로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고 협회는 전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리인하의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이 총재는 이달 1일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올해 통화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지금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기준금리 연 1.75%는 중립금리 수준이나 시중 유동성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허인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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