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디즈니가 올 하반기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를 공식 출시하며 OTT 경쟁에 가세한다.
국내는 이미 넷플릭스가 케이블TV에 이어 LG유플러스 IPTV와 손잡으며 전선을 확대하는 중. 구글과 애플까지 가세하며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디즈니는 국내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거느리고 있어 이와 연합전선 구축을 통해 OTT 시장 입지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넷플릭스 공세 강화로 대항마를 고민 중인 이통 업계가 디즈니 플러스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미 일각에서 제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누가 디즈니의 국내 파트너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가 올 하반기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디즈니 플러스 도입을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올해 OTT 시장의 태풍으로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블과 픽사, 루카스필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이에 폭스까지 삼킨 디즈니 플러스의 만만찮은 공세가 예상되는 때문.
실제로 JP모건은 디즈니 플러스가 기존 아마존 프라임과 훌루를 제치고 넷플릭스를 턱 밑까지 추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넷플릭스는 1분기 현재 가입자 1억4천816만명을 확보한 세계 OTT 시장 1위 업체다.
우리나라가 디즈니 플러스가 보유한 콘텐츠 선호도가 높은 시장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 지난해 상영한 '어벤저스3 인피니티워는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국내 개봉 외화 중 역대 박스오피스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스타워즈, 토이스토리, 겨울왕국, 엑스맨, 판타스틱4 등도 디즈니 소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웃인 일본이 디즈니와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디즈니 플러스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며,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는 지난달 말 매월 700엔(한화 약 7천원)에 디즈니 영상콘텐츠를 무제한 볼 수 있는 '디즈니 디럭스'를 도입했다. NTT도코모는 도코모의 D포인트 회원이라면 경쟁사인 소프트뱅크와 KDDI 등 사용자도 볼 수 있도록 열어놨다.
이 같은 NTT도코모 행보는 경쟁사 KDDI가 넷플릭스를 도입한 데 따른 일종의 대응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 시장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
국내의 경우 지난해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를 도입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신규 고객층이 확대됐고, 오리지날 콘텐츠인 킹덤을 송출한 뒤 하루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효과로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는 지난 2월 기준 약 240만명까지 늘었다. 1년새 3배로 증가한 셈이다
◆ SKT '푹+옥수수'와 PIP 가능성 시사- KT 탈규제 대안도 '부상'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디즈니 플러스 도입은 넷플릭스 제휴로 인해 쉽지 않은 반면 SK텔레콤과 KT와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 등에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콘텐츠연합플랫폼 '푹'을 합병해 이달 중 법인을 설립, 토종 연합 OTT를 내놓을 계획이다. 두 OTT 플랫폼 가입자는 약 1천300만명 수준. 여기에 2위 케이블TV 업체 티브로드를 인수, 유료방송시장에서도 800만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지상파3사 콘텐츠와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만으로는 해외 OTT 사업자뿐만 아니라 동남아 진출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디즈니 플러스와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한 미디어 전문가는 "이통 3사 중 디즈니 플러스 도입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SK텔레콤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며, "국내 콘텐츠뿐만 아니라 해외 콘텐츠 수급을 통한 다양성 확보 차원으로, 여러 방식 중 PIP 방식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내플랫폼(PIP) 방식으로 '옥수수+푹'의 OTT 연합 플랫폼 내 디즈니 플러스를 입점시키는 형태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플랫폼을 IPTV 플랫폼 내에 편입시킨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 시장을 동반 공략할 수도 있고, 거꾸로 디즈니 플러스에 '옥수수+푹'의 콘텐츠를 공급해 미국 시장 진출도 용이하다.
한편으론 여러 규제로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KT가 OTT 시장 진입을 위한 대안으로 디즈니와 손잡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KT는 국내 IPTV 1위 사업자로 타사 보다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M&A 등으로 세를 확대하고 있어 OTT 경쟁력 확보 등까지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불확실성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규제 영향권 밖인 OTT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KT가 미디어 사업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디어 분야 매출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를 잡기 위해서 OTT 등 안정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