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오리온이 국내외 사업 안정화를 기반으로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해외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인도 사업을 본격화 해 글로벌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인도 현지 제조업체인 '만 벤처스'와 손잡고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일 인도 라자스탄주에서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개최한 오리온은 2020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만 벤처스'가 보유한 토지에 제조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공장 규모는 약 1만7천㎡(5천100평)다.
지난 1989년 설립된 만 벤처스는 비스킷, 초콜릿, 차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글로벌 제과 기업들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제과 제조 전문기업이다.
오리온은 인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만 벤처스가 보유한 제조 역량과 오리온의 제품관리·영업 노하우 등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계약생산 방식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생산은 만 벤처스가 전담하고 오리온은 영업, 마케팅, 제품관리 등 생산을 제외한 전 과정을 관할한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이번 생산 공장 착공으로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인도 시장 진출의 첫 삽을 뜨게 됐다"며 "첫 해외 진출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그룹의 새로운 시장 확장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지난해부터 인도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지난해 10월 현지 법인 오리온 뉴트리셔널스(Orion Nutritionals)를 설립하고 현지 위탁생산사로 만 벤처스를 선정했다. 오는 4월에는 글로벌 제과회사 출신의 현지 영업 전문가를 COO로 새롭게 영입한 뒤 인도 법인 운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인도 제과 시장은 연 11조 원 규모로 향후 5년간 10% 이상의 연 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13억에 달하는 인구와 넓은 국토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 받으며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 받고 있다.
앞서 롯데제과는 2004년 인도에 진출해 '초코파이' 등 여러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인도 초코파이 시장에서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롯데가 선점하고 있는 현지 시장에서 오리온이 어떤 제품으로 경쟁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공장이 세워지는 라자스탄이 지리적으로 북인도에 위치한 만큼 진출 초기에는 인도 북쪽과 서쪽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초코파이와 스낵, 비스킷 등을 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도 진출로 오리온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날개를 달았다. 특히 부임 첫 해부터 해외 사업을 미래 비전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허 부회장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을 적극 공략했다.
이를 위해 허 부회장은 부임 직후 생산 부문에 글로벌 전략구매팀을 신설했으며, 영업 부문 내 부서를 통합하는 등 일부 조직도 개편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 해외 사업 중심인 중국 시장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방문하기도 했다. 덕분에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취임 전인 2013년 53.7%에서 지난해 6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국내 사업 역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성장세를 기록해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허 부회장은 신세계 이마트 사장 시절부터 '혁신 전략가'로 평가받으며 기업의 체질개선을 주도해왔던 인물"이라며 "오리온에 2014년 7월 부회장으로 취임한 후 내부 변화를 주도함으로써 실적 정체로 위기에 빠진 오리온을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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