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금융권의 '저승사자'인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가 부활하면서 은행과 보험, 카드 등 전 금융권이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즉시연금과 암보험금 논란을 안은 보험업계는 약관부터 보험료까지 전방위 압박이 예고됐다.
종합검사 부활의 원인으로 꼽히면서 첫 번째 타자도 보험업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과 카드 등 다른 금융권은 현안과 더불어 최고경영자 인사 논의의 부담감이 적지 않다.
◆첫 타자 유력후보 보험업계, 약관부터 보험료까지 따진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등의 항목을 검사할 예정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14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금융 관행과 상품 판매 및 서비스 절차를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부당한 손해사정이 만연하지 않았는지, 손해사정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하는 일이 잦지 않았는지를 살핀다. 손해사정을 중심으로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지급기준 적용실태에 집중할 방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공동 기획조사를 협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즉시연금 미지급금과 암보험금 논란은 종합검사와는 별개로 분쟁을 이어간다.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처리를 보류해 소멸시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이 법정다툼에서 승리하면 다른 보험사를 압박할 구실도 명확해 진다.
윤석헌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소비자금융을 주요 목표로 지목한 바 있다. 첫 과제로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지급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보험업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암 보험금과 즉시연금 지급 결정을 내렸는데도 보험사가 불복하는 전무후무한 결론이 나면서 윤석헌 원장과 금융업계의 기싸움이 고조됐다.
윤석헌 원장은 14일 치른 오찬에서도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니 우리 나름의 교류를 통해 의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은행·카드업계, 지배구조 현미경 감시에 "부담감 높다"
금감원은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내걸었지만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시로 금융사를 감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상시감시를 하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종합검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어서 부담감은 더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인부합적 종합검사가 과도한 개입을 억제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검사 대상에 선정되는 순간 기준 미달의 금융사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며 "특정 회사만 골라 파고들면 어떤 부분에서든 낙제점을 받을 수 있다. 표적검사의 위험성도 짙다"고 전했다.
특히 금융사의 지배구조에 현미경을 들이대겠다는 계획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금융사 경영에 밀착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오렌지라이프 인수 승인과 KEB하나은행 행장 선임 등에 금감원이 직간접적인 우려와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결국 당국의 뜻대로 결론이 난 바 있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CEO의 핵심 후보군의 구체적인 숫자까지 2~4명으로 지정했다. CEO 선임 절차와 경영승계 계획, 이사회 구성과 운영 등 지배구조법 준수 여부도 따져볼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금감원 종합검사의 사실상 가장 핵심적인 타겟이라는 점에서 가장 부담감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업계는 대형 가맹점과의 카드수수료 샅바싸움이 진행 중이고, 은행권은 향후 CEO 임명에서 금감원의 입김이 세지는 만큼 전 금융권의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허인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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