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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하이트 사장 "필사즉생 각오…'테라'로 맥주시장 탈환"


'청정라거' 콘셉트 앞세워 올해 두 자릿수 점유율 확보…"맥주 부진 탈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맥주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기존 '하이트'와 전혀 다른 새로운 맥주 브랜드 '테라'를 앞세워 업계 1위인 오비맥주 '카스' 추격에 나선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안에 '테라'로 두 자릿수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테라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몇 년간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치열한 경쟁, 수입맥주 파상공세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며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며 "이번 신제품 '테라' 출시와 함께 모든 직원이 '필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힘든 시기에 마침표를 찍고, 반드시 재도약의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사진=장유미 기자]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사진=장유미 기자]

하이트진로가 맥주 신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게 된 것은 5년간 이어지고 있는 맥주사업 적자에 따른 위기의식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부터 2012년까지 '하이트'로 국내 맥주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했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오비맥주에 밀려 2012년에는 오비맥주에 시장 1위를 내줬다. 또 2014년부터 영업적자로 돌아서 5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하이트의 시장점유율도 한 때 50~60%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5% 안팎까지 주저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가 업소용 채널에서는 '카스'에, 가정용 채널에서는 수입맥주에 밀리게 되면서 하이트 맥주가 설 자리를 점차 잃었다"며 "업소용 채널에선 점유율이 최근 10%대까지 추락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하이트진로는 이번 맥주 신제품으로 맥주사업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에서는 "올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맥주사업을 접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신제품 키우기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개발부터 출시까지 임직원들이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왔던 만큼 반드시 좋은 결실을 얻어야 한다"며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상징과 같은 제품으로, 100년 기업에 맞는 저력을 발휘해 맥주 시장에서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 맥주 신제품 '테라' [사진=장유미 기자]
하이트진로 맥주 신제품 '테라' [사진=장유미 기자]

하이트진로가 보유하고 있는 맥주 브랜드는 현재 6개로, 흑맥주 '스타우트', 식이섬유맥주 'S', 생맥주 '맥스', '드라이피니시d', '하이트' 등이다. 하이트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10%도 안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1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고, 5년째 적자가 이어지면서 누적 손실은 900억 원에 달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신제품 '테라' 출시를 기점으로 맥주 시장에서 위기를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테라'는 기존 맥주와 완전히 차별화된 원료, 공법을 적용한 맥주로, 전 세계 공기질 부문 1위를 차지한 호주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만을 100% 사용한다. 또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리얼탄산만을 100% 담았다. 100% 리얼탄산 공법은 라거 특유의 청량감이 강화되고, 거품이 조밀하고 탄산이 오래 유지된다는 강점이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초미세먼지 경보가 일상화돼 청정, 자연, 친환경 등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맛을 실현해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지난 5년간 지구 곳곳을 돌아 가장 청정한 원료를 찾으려 노력한 끝에 인위적인 주입이 없는 자연주의적 공법을 연구해 최선의 주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역시 기존 브랜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청정라거 콘셉트를 가장 잘 표현하는 '그린'을 브랜드 컬러로 결정하고 모든 패키지에 적용했다. 또 트라이앵글을 형상화하고 브랜드네임만 심플하게 강조한 BI를 개발, 라벨 디자인에 활용했다. 특히 병 어깨 부분에 토네이도 모양의 양음각 패턴을 적용, 휘몰아치는 라거의 청량감을 시각화했다.

'청정라거-테라'는 오는 21일 첫 출고 이후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채널과 음식점, 유흥업소 등 유흥 채널에서 동시 판매될 예정이다. 출고가격은 기존 맥주와 동일하게 355ml 캔은 1천239원, 500ml 병은 1천147원이며, 알코올 도수는 4.6%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테라'는 국내 대표 토종 주류 기업의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만든 맥주로, 주질은 국산 및 수입 대표 레귤러 라거 12종을 블라인드 테스트한 결과를 토대로 청량감을 최우선적으로 내세웠다"며 "전국 남녀노소가 선호해야 한다고 생각해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최대한 반영해 '청정라거'를 콘셉트로 한 맥주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업소용 새 맥주를 출시하는 것은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가 주력 제품으로서의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의 성공에서 새로운 브랜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맥주 제품 역시 브랜드 리뉴얼 대신 신제품 출시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가 그동안 '멀티 브랜드 전략'을 펼치며 맥주 사업의 부진이 이어진 만큼, 이번 '테라' 출시로 맥주 브랜드가 더 많아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0년 '드라이피니시-d'를 출시하며 멀티 브랜드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하이트는 '카스'에 마케팅을 집중했던 오비맥주와 달리, 멀티 브랜드 전략을 펼친 2009년부터 점유율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2009년 56.32%였던 점유율은 2010년 53.69%까지 떨어진 후 2011년부터 1위 자리를 오비맥주에 내줬다.

오 상무는 "현재 소비자 다양성을 인정해 맥주 여러 브랜드를 선보이며 개별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고, 각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들 덕분에 맥주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테라' 출시를 기점으로 맥주 브랜드를 정리할 계획은 아직 없지만,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라 브랜드 수명이 다했다는 판단이 들면 그 때 결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은 '하이트'와 '참이슬' 브랜드가 지난 2번의 성공 신화에서 증명해 보였다"며 "품질, 디자인, 콘셉트 등 기존에 선보인 맥주 제품과 다른 신제품 '테라' 역시 하이트진로 저력을 반드시 증명해 보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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