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희권 기자]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이달 초 홀푸드마켓과 다른 별도 저가 브랜드로 식료품 매장 개설에 나섰다.
최근까지 유기농 식료품 유통업체 홀푸드마켓을 중심으로 식료품 판매사업을 해왔던 아마존이 갑작스레 별도 브랜드로 사업을 추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을 출발했지만 현재는 돈이 되는 유통상품을 거의 모두 판매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판매 서비스 업체이다.
아마존이 6천600억달러(약 748조4천억원)에 이르는 식자재 시장에 진출한지도 이미 10년이 넘었다.
이 회사는 2007년 식료품 배송 서비스 아마존 플래시를 통해 이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너무 느린 성장속도에 자체 브랜드의 주력 사업으로 육성을 포기하고 지난 2017년 유명 유기농 식자재 판매체인점 홀푸드마켓을 137억달러에 인수하며 주류 사업자로 진입을 앞당겼다.
◆아마존의 야심, 저인망식 시장 공략
홀푸드마켓의 인수로 아마존은 식료품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다만 홀푸드마켓은 유기농 식자재를 중심으로 한 고급 건강 먹거리 브랜드로 자리잡아 저가 상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아마존은 코카콜라같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다양한 저가 상품들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체인점을 별도 브랜드로 내세워 식료품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에 아마존의 주가는 2% 오르고 경쟁사인 월마트나 크로거, 알디 등의 슈퍼마켓 체인점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아마존은 그동안 수요가 많았던 거대 소매유통 시장을 저마진 정책으로 집중 공략해 경쟁사를 무너뜨렸다. 그후 이 시장구도를 재편하고 강자로 남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아마존의 홀푸드마켓 인수에도 이런 식료품 시장의 붕괴를 우려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번에 노골적으로 저가식품을 겨냥한 슈퍼마켓 체인점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어 이 시장의 구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마존의 슈퍼마켓 체인점 사업 추진은 온라인 사업 성장 주도로 오프라인 매장 판매방식인 홀푸드마켓의 분기 매출 성장률이 6%에 그치고 있는데 반해 경쟁사인 월마트나 크로거, 코스트코 등은 저가 품목 위주의 구매수요가 많아 지난 4분기에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퍼마켓, 규모경제 효과없어
시장 분석가들은 아마존의 슈퍼마켓 체인점 사업진출에 다소 회의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그동안 롱테일 전략으로 이윤창출 신화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저마진 전략은 규모의 경제가 전제됐을 때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식음료 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시장이다.
매장마다 가격이나 제품의 차별성이 적고 후발주자가 온라인처럼 미국전역이나 글로벌 매장을 오프라인으로 만들어 숫자싸움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아마존이 기존 선두업체인 월마트, 크로거를 규모경제로 앞서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미국 각지의 슈퍼마켓 업체를 매입해 판매점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규제기관으로 이 또한 쉽지 않다.
아마존이 무인점포 '아마존 고'를 내세워 이런 약점을 상쇄하려 할 수 있으나 이 서비스는 프리미엄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일반 저가 상품을 겨냥한 서비스로 확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장 분석가들은 아마존이 혁신적인 새로운 방식을 식료품 매장 사업에 접목할 수 없다면 저마진과 저성장 등으로 이 시장에서 크게 고전할 것으로 봤다.
안희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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