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 본계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조의 투쟁 강도가 고조되고 있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의 갈등도 심해지면서 조선업계 빅딜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달 27일 700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건물 앞에서 '대우조선 매각 저지 투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계란을 산업은행 사옥으로 던지기도 했다.
노조는 지난달 21일 집회에서도 산업은행 건물에 계란을 던지는 항의행동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지역 경제를 지키고 현장 조직력을 높이기 위해 시민들이 함께 투쟁에 동참해달라는 취지로 이번 부분파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4일 대우조선 서울본사에서 매각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아울러 조선업계 노동조합 역시 인수합병에 반발하며 국회에서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열고 전방위적 여론전에 나섰다. 조선업종노조연대를 비롯해 전국금속노동조합, 민중당 김종훈, 정의당 이정미·추혜선 의원이 지난달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매각 발표는 밀실협상을 통한 일방적 매각이고 고용에 직접적 영향이 있는 노동자들의 참여를 배제했다"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거제, 경남지역 경제와 조선산업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산은은 완강한 입장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의 소통 없는 비난과 과격한 행동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과격한 투쟁과 파업으로는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조선업 시황이 일부 나아지고 있는 현 시점이 대우조선 민영화의 적기인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면 구조조정은 실패하고 조선산업 역시 붕괴할 수 있다"며 "이번 일이 잘못되면 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산은과 노조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 전망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노조의 반발이 강해질 경우 채권단 역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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