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직에 다시 추대됐다. 4번째 연임이자 5번째 임기다. 그간 전경련은 후임 회장을 적극 물색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의 부역자(?)로 지목된 후 적폐 대상이 된 전경련 회장직을 누구하나 선뜻 맡기란 쉽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한 때 재계의 맏형격으로 정부와 가교 역할을 했던 전경련의 위상은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갔다. 2016년 10월 '최순실 게이트'의 부역자 지목에 이은 정권 교체 뒤 연일 패싱(건너뛰기)의 대상이 됐다.
정권 교체 이후에는 존재감을 빨리 잃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 전경련은 초대 받지 못했다. 올해 들어 조금은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지만, 상황은 바뀐 게 없었다.
지난달 2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도 각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지만, 전경련은 예외였다. 전경련은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과 주요 경제 5단체로 분류됐지만,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재계 총수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허창수 회장은 전경련 회장 자격이 아닌 GS그룹 총수로도 초청 받지 못했다.
주요 그룹들이 회원에서 빠지면서 전경련의 입지는 더욱 흔들렸다. 지난 1961년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주도로 창설된 전경련은 국내 주요 그룹들이 회원사로 참여하면서 주요 경제단체 중 가장 위상이 높았다. 하지만, 현대차그룹과 SK그룹, LG그룹에 이어 삼성그룹까지 회원사를 탈퇴하면서 외형면에서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2017년 회비수입은 전년도(400억원 규모) 4분의 1 규모인 110억원에 그쳤다. 전경련 조직(한국경제연구원 포함) 역시 한 때 200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100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허 회장의 이날 취임사에서도 그간 전경련이 겪은 고통이 담겼다.
허 회장은 "또 한번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며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허 회장은 "돌이켜보면, 최근 전경련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3대 혁신안 발표와 함께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재무제표를 공시하며 투명한 운영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했다. 그러나 허 회장은 국민들이 보는 눈높이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허 회장은 향후 임기 동안 우리 나라의 경제를 더욱 활성화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중점 추진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를 통해 떨어진 전경련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허 회장은 "먼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혁신 성장을 어렵게 하는 규제 개선에 힘쓰고 일자리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여성과 청년들의 경제활동을 늘릴 방안도 찾아 볼 것"이라며 "주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을 도출하고, 4차 산업혁명 기반 조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허 회장은 "안정적 번영을 위한 한반도 평화 경제 구축에도 힘을 보태겠다"며 "전경련도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창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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