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동결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세에 불확실성이 높으나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이를 상쇄할 것으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간 통화정책의 장애요소로 거론됐던 한미간 금리차 역시 미 연준의 완화적 분위기 선회를 계기로 금리인상 압박이 줄어든 상태다.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연 2.25~2.50%로 인상했으나 올해 예상 금리인상 횟수는 당초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양국 금리차가 0.75%포인트(p)로 벌어진 상황에서 한은은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상·하방리스크 혼재하며 관망적 기류 우세
현재 미중 간 무역분쟁 협상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경기지표 악화에 대한 견재 심리가 혼재하며 기준금리 변화를 이끌 요인 중 그 어느 것도 우세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럴 경우 진행 추이를 한 번 더 지켜보자는 '관망' 기조가 우세했던 만큼 동결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 금통위 판단 역시 현재 경제 바탕을 견조한 흐름으로 인식하되 면밀한 관찰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일 한은이 공개한 '2019년도 제2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 대다수가 올해 국내 경제 성장세에 하방 리스크가 커졌으나 정부 재정이 성장세 약화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 수준으로 동결했다.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한은의 완화기조 유지는 상반기 중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수출을 견인했던 반도체 수출이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소비심리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다.
2월 금통위에서는 지난 금통위 이후 큰 변화가 없는 경제 흐름 중 다양한 하방리스크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집값 하향 안정세, 남북경제협력에 따른 제조업 경기회복 기류, 미중 무역분쟁 완화 및 중국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 등 상방 요인이 떠받치는 그림을 예상할 수 있다.
◆3월 이후 업황 전망 '훈풍'에 소수의견 나오나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3일에서 부터 18일까지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가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 답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와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져 기준금리 동결을 통해 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럼에도 3월 이후 경기전망이 회복세인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월 제조업 업황전망BSI(76)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기대감이 반영된 전자영상통신(+14p), 대외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화학(+21p), 신차 효과 지속 및 개소세 인하 연장 등 호재가 반영된 자동차(+13p) 등을 중심으로 9년반 만에 최고치인 11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심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물가상승의 한 요인으로 이번 금통위를 이를 적시할지도 주목된다. 또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국내 여파 우려도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 요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 1월 24일 금통위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동결 발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내 경제의 급속한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이 총재는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약화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국내 경제 또한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급속한 경기 둔화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밝혔다.
경기 상승기류와 맞물린다면 얼마든지 금리인상 기조로 방향타를 돌릴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긍정적 기류가 만장일치 동결 흐름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것인가도 이번 금통위의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유재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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