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강성부 펀드인 KCGI가 결국 한진그룹이 내놓은 발전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임기응변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KCGI는 1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 발전 방안의 모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불수용 입장을 전달했다.
한진그룹은 앞서 13일 주주환원 정책 확대,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 강화 등을 통해 2023년까지 그룹 매출을 22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발전 방안의 주요 골자는 ▲한진칼 보유 송현동 부지 연내 매각 ▲한진칼 사외이사 3인에서 7인으로 확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한진칼‧㈜한진 감사위원회 신설 등이다.
KCGI는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을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라면서도 "한진그룹의 발표안은 KCGI가 제시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경영진의 연임 및 대주주 이익보호를 위해 급조된 임기응변이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미봉책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우선 현재 16조원 수준인 그룹 매출을 22조원으로 늘리겠다는 외형 확장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KCGI는 "매출을 30% 이상 늘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므로 차입금 또한 늘어나게 된다"며 "여전히 외형 확장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사외이사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변화라고 볼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KCGI는 "대주주 이익보호가 목표인 사내이사와 독립성·전문성이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라면 이사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경영진의 독단과 무능을 견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특히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진그룹의 자발적인 개선 의지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게 이유다.
KCGI는 지난달 말 ▲지배구조위원회‧보상위원회‧임원추천위원회 설치 ▲회사의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 금지 ▲이사‧감사 책임감경 정관 조항 삭제 ▲기업지배구조 헌장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하는 5개년 계획을 한진그룹에 제안했다.
KCGI는 한진그룹이 내놓은 발전 방안은 자신들이 기대했던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는 자산총액 2조원이 넘으면 상법상 의무사항인 데다, 사외이사 확대 역시 지배주주와 회사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조가 유지된다면 숫자만 늘린다고 해 독립성이 담보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이들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모두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사람이 해야 한다는 이사 선임에 대한 구체적인 요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KCGI는 "대주주 및 기존 경영진의 부와 권리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그룹 전체를 위기로 몰아가는 과거 다수의 전례가 한진그룹에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주주로서 감시자 역할을 장기간 걸쳐 해나갈 것이며, 단기이익에 급급해 교각살우의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상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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