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실적에서 롯데케미칼을 제치고 3년 만에 업계 1위를 탈환했다. '빅2'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수장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 가운데 이들 기업의 실적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LG화학의 1위 탈환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양사 모두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지만, 전지와 정보전자소재, 신소재 등 비석유화학 부문을 강화한 LG화학이 상대적으로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지적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 동반 부진 배경에는 지난 3년간 호황기를 누려온 석유화학 업황이 다운사이클(불황)에 진입하면서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에탄분해설비(ECC) 대규모 증설 및 가동, 중국의 수요부진, 유가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악화까지 겹쳤다.
이에 LG화학의 기초소재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줄어든 2조1천31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레핀과 아로마틱 모두 스프레드가 감소했다. 4분기 올레핀 부문의 영업이익은 3천억원대에서 880억대로, 아로마틱은 1천억원 수준에서 200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LG화학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기초소재와 이차전지,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에서 전년 대비 무려 623.9%라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면서 실적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정통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하며 고도화전략을 취하고 있다보니 전체 실적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미국 ECC 프로젝트와 인도네시아 NCC(나프타분해설비) 프로젝트 등 원재료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들의 실적 대결은 올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이들 모두 지난해 말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무엇보다 올해 실적평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내부승진의 전통을 깨고 글로벌 기업인 3M 출신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했다. 롯데 역시 그룹 화학BU장에 정통 화학 엔지니어인 김교현 사장을 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모두 유가 상승으로 단가가 인상되면서 매출액이 올랐지만, 원료가격에 비해 제품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인상되면서 스프레드가 축소돼 영업이익은 줄었다"면서 "업황이 불황일 때는 누가 더 사업을 다변화했느냐에 실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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