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보폭에서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다. 연초에 잡힌 공식일정을 모두 소화하는가하면 현장까지 일일이 찾아다니며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어서다. 이전 정중동의 행보와 사뭇 대조적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 부회장이 각종 공식석상에 참석하고 곳곳의 현장까지 챙기면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2월 5일 영어(令圄)의 몸에서 풀려난 이 부회장은 한 동안 대외 노출이 포착되지 않았다.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건 시점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에는 7월(인도 노이다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과 8월(경제부총리 방문), 9월(평양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등의 아주 특별한 행사에 참석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영 보폭은 확실히 커졌다. 첫 포문은 지난달 2일 문재인 대통령이 각계 인사를 초청한 신년인사회이다.
하루 뒤인 같은 달 3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가동식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사업장 내 구내식당을 찾아 소통 행보에 나섰다. 구내식당에서 이 부회장은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 하면서 소탈하게 대화를 나누고 인증 사진도 찍었다.
그 다음날인 4일에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사업장을 찾아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 등과 만나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6일 뒤인 10일에는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맞았다. 이 부회장은 5G 통신 장비 생산라인을 둘러본 이 총리와 40여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의 보폭은 이후에도 빨라졌다. 문 대통령과 만난지 약 2주 만인 지난달 15일에는 청와대 초청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이어진 문 대통령과 기업인 9명이 거닌 경내 산책에서는 농담이 격의 없이 오고 갔다.
그로부터 보름 후인 지난달 30일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설 연휴 기간인 이달 4일에는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 시안을 찾았다.
이 곳에서 이 부회장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인 2공장 현장을 살펴보고 연휴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명절 기간 중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지난 2016년 추석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접견하러 인도로 출국한 이후 3년 만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전과 달리 대·내외 행보가 많아졌고 자신감도 넘쳐 보인다"고 말했다.
양창균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