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한화그룹이 참여했다. 마지막까지 이름이 거론됐던 KB금융지주와 BNK금융은 롯데카드와 손보 입찰을 포기했다. 금융지주들이 예상 밖으로 모두 발을 빼면서 롯데카드와 손보는 비금융사나 사모펀드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카드와 손해보험 내부에서는 가격보다 고용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와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가 각각 임직원들에게 고용안정을 첫 번째 목표로 강조한 만큼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의 규모도 매각사를 고르는 셈법에 포함될 전망이다.
◆한화 손 들고·금융지주 예상 밖 입찰포기…BNK·KB국민 "발 뺀다"
롯데그룹과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30일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롯데카드에 예비입찰을 신청했다"며 "롯데손보에는 입찰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입찰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화그룹의 롯데카드 인수 의지는 이달 초부터 분명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한화그룹이 초반에는 관심만 보이다가 최근 들어 구체적이고 명료한 입장을 전해 왔다는 이야기가 들렸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와 한화갤러리아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또 한화생명·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등을 소유해 카드까지 더해지면 은행을 뺀 전 금융권을 망라하게 된다.
롯데손보에는 입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한화는 그룹 내에 이미 업계 최상위권 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을 갖추고 있다. 한화생명도 생명보험업계에서 손에 꼽히는 우량 보험사다. M&A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롯데손보의 매력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막판까지 가능성을 열어뒀던 KB금융과 BNK금융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KB금융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계열사인 KB국민카드를 업계 1위에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BNK금융은 은행으로 쏠린 포트폴리오를 분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흘러 나왔다.
내달 15일께 진행되는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는 신한지주와 KB금융 등 금융사의 이름이 거론된다.
◆롯데카드·손보, 팔리며 불안한 신세…"가격보다 고용안정성"
롯데는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롯데가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설립 2년 이내인 올해 10월까지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금융사들을 매각해야 한다. 롯데는 금융사를 매각하지 않는 방안까지 포괄해 개편 방안을 고심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알토란 같은 금융사를 내놓은 만큼 내부의 아쉬움도 짙다. 롯데카드와 손보는 각각 규모는 작지만 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굴지의 유통사인 롯데와의 연결성도 장점이다. 각종 프로모션과 연계 상품 등을 통해 유통계열사 고객을 두루 확보해 뒀다는 평이다. 매각의 원인이 카드와 손보의 탓이 아닌 법리적인 문제라는 점도 아프다.
하지만 일단 시장에 나서면서 필연적으로 구조조정과 인사 이동 등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와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가 임직원에게 매각 소식을 알리며 가장 먼저 강조한 것도 고용안정이었다. 김창권 대표는 "우리 임직원들의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김헌수 대표도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롯데 내부 관계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고용안정성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며 "임직원들은 카드나 손해보험사가 없는 쪽과 인수합병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카드나 손해보험 양사가 롯데의 지주전환 상황만 아니었다면 굳이 롯데의 품을 떠나 규모를 줄일 이유가 없었다"며 "건전성 악화 등 대외적인 악재가 있지 않아 만약 구조조정을 치른다면 갈등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인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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