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진칼에 이어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진에도 경영참여 도전장을 내밀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올해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는 한진 지주회사와 계열사들의 경영권 확보를 둘러싼 표 대결이 전망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의 지분 100% 유한회사인 엔케이앤코홀딩스·타코마앤코홀딩스·그레이스앤그레이스는 작년 12월26일 등에 한진 지분 8.03%(92만2천133주)를 장내·외매수로 취득했다고 전일 공시했다. 지분 투자 금액은 총 505억원 규모다.
KCGI는 이번 지분 취득으로 단숨에 한진의 2대 주주가 됐다. 한진 지분을 6.87% 보유 중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3대 주주로 밀려났다.
◆ 한진칼 2대 주주된 지 2개월 만…시사된 경영참여
KCGI는 지분 보유목적으로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는 행위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칼 2대 주주에 오른 지 2개월 만에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진에도 '경영참여'를 시사한 것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경영참여 범위는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분할 등을 포괄한다. 다만 자본시장법상 KCGI와 같은 사모펀드가 경영참여 목적의 투자를 하기 위해선 해당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확보해야 한다.
KCGI가 지난해 주주명부폐쇄일 직전 한진 지분을 확보한 만큼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행사될 수 있다. 마침 이근희 한진 상근감사는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 KCGI의 이번 행보가 한진의 감사 교체를 노린 게 아니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성부펀드의 잇달은 지분 확보는 결국 한진그룹에 대한 주주권 강화 차원"이라며 "3월 주총에서 직간접적으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장내·외 매수 모두 활용…KCGI 행보 '주목'
KCGI가 한진 지분을 장내 뿐 아니라 장외 매수로 취득한 점도 눈에 띈다. 강성부펀드는 그간 장내에서만 불특정 다수의 지분을 사들여왔다. 때문에 이번 한진 지분 확보에서 KCGI가 장외 매수도 진행한 점은 기존 한진 주주가 강성부펀드와 의견을 같이 해 지분을 매도했단 풀이도 가능하다.
한편 이날 한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3%(1천800원) 내린 4만9천2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 KCGI가 기존 한진칼 지분을 취득할 때와 동일한 보유목적을 밝히고 장내와 장외 매수를 모두 활용해 한진 지분을 취득했다"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10%룰 충족을 감안하면 단기간 주식 수급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수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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