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특히 업계의 맏형 격인 SK이노베이션이 물가상승률에 따라 임금을 올리기로 합의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정유업계 임단협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노사는 최근 2018년 임단협에서 월 기본급의 4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내년 중에 현재 4조3교대인 근무 형태를 4조2교대로 전환해 6개월 동안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교대 형태 등은 아직 논의 중이다.
에쓰오일 노사는 지난 7월 말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 협상을 진행했다. RUC(잔사유고도화)·ODC(올레핀 다운스트림) 대규모 프로젝트 가동을 앞두고 일찌감치 마무리하려 했지만, 기본급 인상을 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최근 전격 노사가 합의했다.
앞서 업계 1,2위 격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임금 협상 시작 이후 1주일 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해부터 물가상승률에 따라 임금을 연동하는 시스템을 마련, 올해 1.9%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GS칼텍스도 지난 8월 임시대의원회의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마찬가지로 기본급 1.9% 인상, 연봉의 10% 성과급에 합의하며 예년보다 임단협을 일찍 끝냈다. 투표는 전체 조합원이 아닌 대의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유업계 임단협이 큰 마찰없이 노사간 합의가 이뤄지는 배경에는 SK이노베이션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임단협 결과에 맞춰 비슷한 수준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선진 노사관계 확립을 위해 임금인상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맞추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의 임단협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정유업계에서 가장 늦게 임단협을 시작한 데다 충남 대산공장 정기보수의 영향도 작용했다. 다만, 최근 노사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연초에는 최종 확정될 것이라는 게 현대오일뱅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을 무조건 따라가는 건 아니지만, 업계 1위인 만큼 임단협에 기준점이 돼 왔다"면서 "현대오일뱅크는 매년 임단협을 늦게 진행하다 보니 지금도 계속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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