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계열분리 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예상을 뒤엎고 지주사는 물론 계열사를 사이좋게 나눠가지는 형제경영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이들 사이에 그룹 경영권을 가지기 위한 분쟁은 당분간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은 지주사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자회사 간 실시한 지분교환을 통해 형제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신주를 발행하는 지분스왑을 단행했다. 그 결과 ㈜효성이 효성티앤씨 20.3%, 효성중공업 32.47%, 효성첨단소재 21.2%, 효성화학 20.17% 지분을 확보하며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했다.
이번 지분스왑은 지주사 전환보다 효성그룹 경영구도 확립에 더 관심이 집중됐다. 재계에서는 조현준 회장이 4개 회사 지분을 모두 ㈜효성 지분과 교환함으로써 지주사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조현상 사장이 4개 회사를 지배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지분스왑을 통해 조현준 회장은 261만여주의 신주를 취득해 21.94%, 조현상 사장은 283만여주를 취득해 21.42%의 ㈜효성 지분율을 확보했다. 지분스왑 전 지분율 차이가 2.38%에서 0.52%로 크게 축소되며 두 사람이 사실상 대등한 지배력을 가지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동시에 두 사람은 그룹에서 핵심 사업인 섬유‧무역은 조현준 회장이, 산업자재 부문은 조현상 사장이 나눠가졌다. 화학과 중공업은 양쪽 모두 일부만 지분스왑 청약에 참여함으로써 중간지대로 남겨뒀다.
섬유‧무역 자회사 효성티앤씨에서는 조현상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52만8천307주(12.21%) 전량을 ㈜효성 지분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단 1주도 청약에 참여하지 않은 조현준 회장이 63만1천617주(14.59%)를 보유해 ㈜효성(20.3%)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산업자재 자회사 효성첨단소재에서는 조현준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63만3천840주(14.59%)를 전부 ㈜효성 지분으로 전환했다. 첨약에 참여하지 않은 조현상 사장은 54만6천895주(12.21%)로 ㈜효성(21.2%)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중공업 자회사 효성중공업에서는 조현준 회장이 8.76%, 조현상 사장이 7.32%를 각각 지분스왑 청약에 참여하며, ㈜효성(32.47%)이 최대주주, 조석래 명예회장(10.18%)이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화학 자회사 효성화학에서는 조석래 명예회장 3.48%, 조현준 회장 5.84%, 조현상 사장 4.88%의 지분을 ㈜효성 지분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효성(20.17%)이 최대주주, 조현준 회장 2대주주, 조현상 사장 3대주주 체제가 형성됐다.
재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지주사 지분을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고, 그룹의 핵심 사업인 섬유와 타이어코드 등 산업자재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각각 지배하는 형태를 갖춘 것은 공동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상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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