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정기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사령탑을 사실상 경질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IM부문의 승진 숫자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28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TV사업을 관할하던 권봉석 HE사업본부장(사장)을 MC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권 본부장은 HE사업본부와 MC사업본부를 동시에 맡게 된다. 기존 MC사업본부장이던 황정환 부사장은 본래 겸임하던 '융복합사업개발부문'의 부문장만을 맡게 된다.
황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MC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된 지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소프트웨어, 사후지원 관련 기술적인 측면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사업본부장을 1년 만에 바꾼 것은 전례가 없다. MC사업본부의 경우 전임인 조준호 사장이 2015년~2017년, 그 전임인 박종석 사장이 2010년~2014년까지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아울러 한 사람이 사업본부장 두 개를 겸임한 것 역시 전례가 없다.
애초 황 부사장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구원투수로 출격했다. 하지만, 성적은 그닥 신통치 않았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끊지 못했다. 영업손실을 올해 들어 1천억원대로 줄였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3분기 누적 매출이 6조3천억원에 머무른 상황이다. 2012년 이후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못 넘길 가능성이 크다. G7 씽큐와 V40 씽큐 모두 어느 정도의 반향을 일으켰지만 '히트작'이라고 평가받기에는 다소 아쉬웠다.
이번주 사장단 인사 및 임원인사를 실시하는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을 관할하는 IM부문이 올해 지속적인 침체에 머물렀다. 일단 삼성전자는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을 바로 내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IM부문의 실적이 부진한 만큼 임원 승진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2천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줄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조6천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다. 4분기에도 반등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작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도 국내에서는 11월 초 신형 아이폰 출시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전반의 침체가 양사의 연말 인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처음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중국 등 그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던 지역의 출하량 감소폭이 눈에 띄게 크다. 인도 등 신흥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기존 주요 시장의 감소폭을 상쇄할 만큼은 아니다. 이에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성장세가 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이 재편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이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타사 대비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될 폴더블폰·5G폰 등 초프리미엄 라인업 구축과 함께 올해부터 본격화한 갤럭시 A·J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 강화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지속함과 동시에 중저가 라인업에 대한 플랫폼화·모듈화, TV 부문에서 거둔 성공 전략을 스마트폰에 접목하는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윤선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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