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주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두 경영자는 이 자리에서 항공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의 밀월관계는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장성현 대한항공 최고정보책임자(CIO)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AWS 리인벤트 2018'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파트너십은 최근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전환) 건과는 별개"라며 "두 경영자가 항공 분야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보자는 데 동의해 만들어진 자리"라고 말했다.
두 경영자가 처음 만난 건 아니다. 대한항공이 앞서 지난 5월께 AWS를 클라우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재시 CEO가 방한해 한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재시 CEO는 이번 두 번째 만남에서 조 사장을 리인벤트 콘퍼런스에 초청, 조 사장은 28일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조 사장이 이 행사에 참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재시 CEO의 기조연설과 일부 세션을 참관한 뒤 29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IT서비스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했던 조 사장은 IT에 관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오라클의 연례 콘퍼런스인 '오라클 오픈월드'에 참석하기도 했다.
최근 대한항공이 아시아 항공사 중 처음으로 전사 IT 인프라를 AWS 클라우드로 이전한 데도 그런 조 사장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항공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AWS는 이날 7회째 열린 리인벤트 행사에서 대한항공이 AWS 클라우드로 '올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AWS와 10년 관계를 맺는 첫걸음이다.
장 CIO는 "내년에는 IT시스템의 17%(내부 업무), 2020년에는 60%(웹사이트 등)가 클라우드로 이전된다"며 "3년째 되는 해에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나머지가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년간의 이전 작업을 포함해 10년간 운영을 맡기게 된다. 'AWS와 결혼한 셈'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마저 아마존 DB(아마존 오로라)로 교체될 예정이다. 화물시스템에 마지막까지 써온 IBM 메인프레임 한 대 역시 내년 3월이면 없어진다. 재해복구(DR)센터는 미국 리전을 쓰기로 했다. 아울러 데이터 분석·저장 등을 위한 '데이터 레이크' 프로젝트 파트너도 AWS로 선정했다.
이를 통해 향후 대한항공은 개인화 서비스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머지 않아 기내에서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장 CIO는 "데이터센터는 하나(일부)이고, 항공 산업 분야에서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드는 게 우리 목표”라며 "데이터센터 현대화(modernization)와 함께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AWS 외에도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여객 데이터는 4년 전부터 아마데우스의 서비스를 이동했으며, 화물·여객 영업시스템은 세일즈포스 '오토메이션'을 쓴다.
또한 인사관리 분야에서는 워크데이·오라클 등을 놓고 검토중이며 서비스나우의 IT서비스관리(ITSM) 서비스는 기술검증(PoC)을 마쳤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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