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연내 보험료 인상에 무게추가 쏠렸다.
태풍과 폭염 등 기후적인 영향과 차량정비료 인상이 맞물리면서 보험사의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보험업계는 연내 3% 인상을 시작으로 최대 10%까지의 인상안을 염두에 두며 금융당국과 입장을 달리해 보험료 인상폭을 둔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차보험료 손해율 90% 육박…매출 4천억원 감소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사이 11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매출액)는 12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천억원 줄어들었다.
그 사이 손해율도 상승해 지난해 동기 78.9%로 적정했던 손해율이 올해 1~9월 83.7%로 올랐다. 차보험료 손해율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보업계 순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업계는 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7~78%로 보고 이 이상이 되면 적자로 돌아선다고 분석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손해율과 사업비를 합산한 비율은 100%를 넘겼다. 4개 사 모두 영업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대형 4사의 시장점유율은 80.5%다.
하반기 월단위 확정손해율은 사정이 더욱 나쁘다. 9월부터 손해율이 90%에 육박하기 시작해 10월에는 대형 손보사 4곳의 손해율이 모두 90%를 넘겼다. 삼성화재(90.4%)·현대해상(93.8%)·DB손보(92.8%)·KB손보(94.5%) 등이다.
실적도 깜깜하다. DB손보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비 2.5% 줄어든 1천516억원이다. 현대해상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9% 하락한 1천445억원이다. 한화손보의 같은 기간 잠정영업이익은 472억5천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했다. 14일 발표될 삼성화재의 실적마저 어둡다면 연내 보험료 인상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보의 실적발표 직후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실적은 우리의 추정 1천606억원과 시장의 컨센서스 1천621억원을 6%가량 하회했다"며 "3분기는 7,8월 폭염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86.5%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6.59%p, 전 분기 대비 4.73%p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박혜진 연구원은 "앞으로 발표할 삼성화재도 비슷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보험硏 “인상시기 왔다…3% 인상도 아쉬운 수준”
손해보험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보험업계는 일찌감치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왔다. 장마와 폭염, 한파 등 기후와 차량정비료·사망보험금 인상, 자동차보험 역성장 등이 겹치며 업계 경색이 뚜렷해진 탓이다.
메리츠화재는 보험개발원에 차보험 기본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메리츠화재가 내놓은 인상안은 3% 수준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도 비슷한 수준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과 김유미 연구원은 지난달 말 '보험금 원가변동과 자동차보험료 조정' 보고서를 발표하고 차보험료 인상 시기가 도래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보험금 원가상승이 보험료에 제한적으로 반영되면 자동차보험의 경영성과는 악화할 수 있다"며 "원가상승, 사고 건수 증가로 인한 지급보험금(발생손해액) 증가가 나타나고 나서 보험료가 그에 상응하게 조정돼야 손해율과 보험회사의 경영성과가 안정된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당국과의 인상폭 조율이 관건이다. 업계는 3% 인상을 시작으로 최대 10%까지의 인상폭을 가늠하고 있다. 당국도 3% 이하 자구책 차원의 인상은 인정한다. 하지만 손해율 인상이 보험업계의 출혈경쟁에 따른 측면도 있는 만큼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기후 영향과 정비요금 상승 등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악영향이 많았던 만큼 업계가 계산한 인상폭은 최대 10%"라면서도 "금융당국은 1~2%, 후하게 봐줘도 3% 이하까지 수용할 것으로 보여 실제 인상폭은 4%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허인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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